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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지하철 멀고 단지 작아도…모든 걸 상쇄하는 '강남'

  • 2024.08.02(금) 17:32

도곡삼호 재건축 '래미안 레벤투스'
308가구 중 일반 133가구…'국평' 22.7억원
중학교 코앞이지만 초등학교는 1.5km 거리
세브란스 '병세권'이지만…17층 재건축 변수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 주차장 입구에 '만차' 안내판이 세워졌다. 오전 10시 문 연 '래미안 레벤투스' 견본주택을 관람하려는 이들이 일찌감치 모여들어서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정오까지 견본주택을 방문한 예비 청약자는 200여명으로 집계됐다.

'래미안 레벤투스'는 강남구 도곡동에 오랜만에 등장한 신축 아파트다. 그 주변엔 '래미안 대치팰리스'를 비롯해 '대치 삼성래미안', '래미안 도곡카운티' 등이 7000가구 넘는 래미안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새 단지지만 '백(뒷배)'이 든든해 보이는 이유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에 마련된 '래미안 레벤투스' 견본주택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대치동 학원가를 걸어서…학군 메리트

'래미안 레벤투스'는 강남구 도곡동 도곡삼호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최고 18층, 4개동, 308가구로 조성되는 아파트다. 반경 1km 안에 수인분당선 한티역과 3호선 도곡·매봉역이 있다. 한티역까지는 도보 12분가량 소요된다.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가구 수는 △45㎡ 26가구 △58㎡ 84가구 △74㎡ 12가구 △84㎡ 11가구 등 총 133가구로 중소형 위주다. 최고 분양가는 △45㎡ 13억3440만원 △58㎡ 17억1990만원 △74㎡ 20억9490만원 △84㎡ 22억7680만원 수준이다.

견본주택엔 일반분양 물량이 4가구뿐인 84A 타입 유니트만 마련됐다. 40대 아들과 함께 방문한 60대 여성은 "서초구 살 땐 우면산 산사태, 대치동 살 땐 물난리로 고생했다. 그 사이에 있는 도곡동은 고도가 높아 안전하다"라며 "강남세브란스병원도 가깝고 교통도 이만하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래미안 레벤투스' 견본주택엔 84A 타입 유니트만 마련됐다. /사진=김진수 기자

'래미안 레벤투스' 1단지는 도곡중학교, 2단지는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인접했다. 반경 1km 안에 '강남 8학군' 초·중·고등학교와 함께 대치동 학원가가 있다. 견본주택에서 만난 청약 예정자는 "애들 학원 데려다주기 좋아 젊은 층이 선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초등학교는 1.5km 떨어진 언주초에 배정된다. 7살 아들과 방문한 젊은 부부는 "차로 5분 정도면 충분히 괜찮을 것 같다"며 "학군을 보고 도곡동에 자리 잡은 만큼 이곳에 청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지 규모가 작다 보니 커뮤니티가 화려하진 않다. 최근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641가구)는 스카이커뮤니티와 스크린골프장, 사우나, 수영장 등을 내세웠다. 이곳 '래미안 레벤투스'는 작은도서관과 어린이집, 시니어클럽 등 기본적인 커뮤니티만 갖췄다. 분양 관계자는 "관리비 절감은 장점"이라고 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대 '래미안 레벤투스' 공사 현장. /사진=김진수 기자

도곡중 앞 1단지 vs 세브란스 앞 2단지

조합원 물량이 대부분인 1단지는 남쪽에 도곡중학교가 있어 특별히 조망을 방해받지 않는다. 반면 일반분양이 많은 2단지는 9층 높이의 강남세브란스병원을 마주 보고 있다. 문제는 이 병원이 아파트(18층)와 비슷한 17층 높이로 재건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2030년 완공이 목표다.

입주자 모집공고엔 '2단지 전면 발코니 방향으로 병원이 위치해 건물 중층까지 일부 조망권의 간섭 및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병원 내 장례식장이 위치하고 있다'고 기재됐다. 일각에선 '장례식장 뷰'라는 말도 나오지만 장례식장은 병원 지하 2층에 있어 조망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양 관계자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재건축 계획은 10년 전부터 있던 것으로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라면서도 "혹시라도 병원 증축으로 단지 조망에 지장이 생길까 싶어 정남향 대신 남동향, 남서향으로 시야를 틀어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202동 옆엔 약국과 분식집, 카페 등이 입점한 오래된 근린생활시설(상가)도 존치하고 있다. 단지 내 상가는 대지를 아파트와 공유지분으로 소유하되 주차장은 별도로 사용한다. 분양 관계자는 "입주 시점에 외관만 같은 디자인으로 도색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작성한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대 '래미안 레벤투스' 공사 현장 /사진=김진수 기자

분양가는 상한제가 적용돼 시세보다 낮은 수준이다. '래미안 레벤투스' 국민평형(전용 84㎡) 분양가는 21억6690만~22억7680만원으로 인근 '도곡렉슬'(2006년, 3002가구) 실거래가 30억9000만원 대비 8억원도 더 저렴하다. 

규모가 비슷하지만 연식이 10년 넘게 차이 나는 주변 단지들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래미안 도곡카운티'(2013년, 397가구)도 2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도곡아이파크1차'(2007년 준공, 321가구)는 지난달 22억5000만원에 팔렸다.

대단지이지만 구축인 '역삼럭키'(1995년 준공, 1094가구)의 경우 19억5000만~20억원에 실거래가가 찍혔다. 현재 매물은 최고 23억5000만원에 나와있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분상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니 당연히 완판되고 흥행할 것"이라며 "래미안 원펜타스(1순위 149대 1)보다 경쟁률이 조금 낮을 순 있어도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래미안 레벤투스'는 이달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6일 1순위 해당지역, 7일 1순위 기타지역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14일, 계약은 27~29일 이뤄진다. 전매제한 3년, 거주의무 2년, 재당첨제한은 10년이다. 입주는 2026년 10월 예정이다.

래미안 레벤투스 입지 환경. /자료=삼성물산 건설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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