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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 확 줄었는데…'금리 인하하면?'

  • 2024.10.08(화) 06:36

9월 거래량 급감, 평균거래금액도 10.6% 감소
상승거래 비중도 50% 아래로…서초·종로 22%로
금리인하 상승 동력 되겠지만…대출규제로 제한적

뜨거운 여름을 보냈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가격 상승 피로감과 대출 규제 강화 영향에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한 것이다. 서울 외곽 지역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고 강남권도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급등 후 주춤한 서울 집값이 금리 인하라는 변수 이후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관심이 모인다. 이달 11일 등으로 예상되는 연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는 부동산 가격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출 규제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과도한 급등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및 평균 거래금액 /그래픽=비즈워치

"집 살게요" 뜸해지니…거래금액도 '뚝'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1월 2636건에서 7월 8884건까지 매달 증가했다. 이후 8월 6114건, 지난달 1941건으로 급감했다. 거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 남았지만 9월 거래량은 연초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11억1442만원으로 전월 대비 6.8% 줄었다. 연중 최고치인 지난 6월(12억4703만원)보다는 10.6% 감소했다. 이는 이 기간 거래된 물건의 가격이 낮아진 것과 동시에 거래된 아파트의 가격대도 전월에 비해 낮아진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 평균 거래금액 감소가 두드러졌다. 노원은 6억5963만원에서 5억9114만원으로 한 달 새 10% 넘게 빠졌다. 강북(5억8564만원)은 12.1% 내렸고 도봉(5억7708만원)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금천 역시 지난달 평균 거래금액이 5억2358만원으로 8월(6억6185만원)보다 20.9% 감소했다. 관악(7억5665만원)과 구로(6억2512만원)는 각각 3.2%, 7.0% 줄었다.

올여름 평균 거래금액 신고가를 경신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도 상황이 달라졌다. 강남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8월 26억8395만원에서 지난달 24억5431만원으로 8.6% 줄었다. 서초(23억3344만원)와 송파(16억1953만원) 역시 각각 11.8%, 4.8% 감소했다.

직전보다 1% 이상 비싸게 팔린 상승 거래 비중 역시 축소됐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중 48.5%가 상승 거래로 나타났다. 3개월 연속 절반을 넘었던 상승 거래 비중은 9월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50%를 밑돌았다.

자치구별로는 4곳(중구·송파·양천·강서)을 제외한 21곳에서 감소세가 나타났다. 특히 서초는 8월 매매 중 59.6%가 상승 거래였지만 지난달엔 그 비중이 22.2%로 급감했다. 종로 역시 상승 거래 비중이 54.2%에서 22.2%로 낮아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및 상승거래 비중 /자료=직방

금리인하 코앞…대출 규제는 연말까지?

매매시장에 찾아온 이러한 변화는 대출 규제 강화의 영향이 컸다. 정부는 지난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본격화하고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조이도록 했다. 5대 시중은행의 9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5조6029억원으로 8월(9조6259억원)에 비해 보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증가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 여파로 매매는 물론 전셋값 움직임도 제약된 분위기"라며 "주요 은행을 중심으로 한 대출 규제 움직임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가을 이사철에 각종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대출한도가 줄어들어 전세 수요가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 역시 "달라진 대출 조건이나 한도,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피로감이 쌓이면서 거래량과 가격 상승 폭이 둔화했다"며 "당분간 이런 흐름이 계속되겠지만 선호 지역이나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은 국지적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 상승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1일 예정된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낮출 거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간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릴 거란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하락하면 1년 후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0.43%포인트, 특히 서울은 0.8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가 부진하고 물가상승률이 2%를 밑도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3.5%를 유지하는 건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며 "금리인하가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가와 경기를 중요하게 판단해 금리인하를 결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실장은 "지난달 스트레스DSR 2단계가 적용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인 관망세를 취하는 모습"이라며 "금리인하 효과가 훨씬 더 크긴 하지만 대출 규제가 그 영향을 경감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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