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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부족 '돌파구'는?..정치권도 분주

  • 2013.09.23(월) 17:45

고소득 자영업자 세무조사 강화 추진
부자감세 철회…소득세 최고구간 하향

정치권이 올해 세금 징수실적에 대해 비상등을 켜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였던 1998년보다도 세수 여건이 악화됐다는 우려 속에 세무조사 강화와 감세 철회, 직접 증세 등 대안이 쏟아지고 있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 이인영 의원과 이용섭 의원,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각각 국세청과 기획재정부 등으로부터 국정감사 관련 자료를 제출 받았다. 자료 목록은 올해 세수진도비와 고소득 자영업자 기획세무조사 현황, 주요국 소득세 최고세율 현황 등이다.

 

이들은 내달 경제부처 국정감사를 앞두고 각기 요청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 결과와 의견도 제시했다. 사상 최악의 세수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지하경제에서 떠도는 세금 탈루 행위를 다잡고,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선 증세(增稅)와 감세(減稅)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조세정책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강도 높은 훈수가 쏟아질 전망이다. 특히 '부자'를 향한 세금 징수 여론이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 세금이 바닥났다

 

경기 부진으로 기업 활동과 민간 소비가 위축되면서 정부가 세금을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다. 과세당국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걷은 국세는 116조4590억원으로 올해 목표 세수의 58.5%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세수진도비는 2010년 이후에도 60%를 넘겨왔지만, 올해 세수 집계 상황이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세수진도비 역시 46.3%로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에는 46.4%였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부터 줄곧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입 확충을 외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매년 세무조사로 걷는 세수입이 6~7조원으로 전체 세수의 3% 정도에 불과한 만큼, 과세당국이 개인과 기업들을 쥐어짜도 세입 여건을 반전시키기엔 힘이 부족해보인다.

 

부족한 세수를 확충하기 위해 전 정부가 실시한 소득세와 법인세율 인하 조치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수 호조를 보였던 시기의 '퍼주기' 감세 정책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인영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부자 감세를 원상복귀시키는 것과 같은 근원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세무조사 더 하자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시선도 곱지 못하다. 국세청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실시한 고소득 자영업자 세무조사 결과, 소득 적출률이 44%에 달했다.

 

세무조사를 받은 4396명이 국세청에 정식으로 신고한 소득은 7조771억원이었지만, 실제 소득은 12조6332억원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이들이 숨긴 소득 5조5561억원을 적출하고, 세금 2조4088억원을 추징했다.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100만원을 벌면 44만원은 뒷 주머니에 챙겼고, 나머지 56만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온 셈이다. 세무조사를 받은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1인당 5억5000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했다.

 

소득세 신고인원 대비 개인사업자 조사건수 비율은 지난해 0.12%로 집계됐다. 1000명 중 1명꼴로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의미다. 김태호 의원은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고소득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개인사업자의 세무조사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 부자는 세금 더 내라

 

직장인과 자영업자를 막론하고 고소득자들이 선진국에 비해 세금을 덜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소득세 최고세율을 적용하는 구간이 국민소득 수준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어 세금 부담이 적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소득세 최고세율 38%를 적용하는 과세표준 구간은 3억원 초과로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2만3680달러)의 12배였다. 반면 프랑스는 2.17배, 일본은 3.84배, 영국은 6.09배였고, 미국과 독일도 7배 정도로 우리나라보다 크게 낮았다.

 

이용섭 의원은 최고세율 구간을 1억5000만원 초과로 낮추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안이 시행되면 최고세율 구간은 1인당 국민소득의 5.86배로 선진국과 비슷해지고, 관련 세수도 연간 35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2008년부터 6년 연속 재정적자에 올해 세수부족액도 최소 10조원이 넘는 경제위기 상황"이라며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복지 재원을 마련하려면 고소득자의 세부담을 적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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