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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달라질 세금..부자는 '안심', 사업자 '근심'

  • 2015.11.08(일) 09:00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 10일 비공개 심사 착수
개인사업자 세부담 증가..장외 경마장 입장료 인상 '유력'

지난 3년간 나라 곳간을 타들어가게 했던 세수 가뭄이 점차 풀리고 있다. 8월 말까지 걷힌 국세는 151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조원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국세청이 잡아놓은 올해 215조원의 징수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세금이 잘 걷히면 국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올까. 당장 내년부터 세금 제도는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달라지는 세금 제도는 기업 경영과 국민의 실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오는 10일부터 시작하는 비공개 조세소위원회를 앞두고, 국회가 심사할 주요 세금 제도에 대한 세수 효과를 살펴봤다.

 

 

◇ 소득세율 50%로 올리자

 

현재 최고 38% 수준인 소득세율을 50%로 대폭 인상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된다. 이언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제출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과세표준 3억원 초과 구간에 50%의 세율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가상승에 따른 중산층의 소득세 부담을 덜기 위해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매년 소득세 과세표준을 조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5년간 15조3022억원의 세수를 충당할 수 있다. 부자들의 세금을 걷기 위한 파격적 법안이지만,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 학교 전기요금은 부가세 면제

 

학생들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법안도 나와있다. 김태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공급하는 전기요금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법안을 냈다. 유치원과 학교의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줄테니, 학생들의 복지에 더 신경쓰라는 취지다. 다만 교육환경의 개선은 세금 감면보다 예산 지원이 더 낫다는 게 기획재정위원회의 분석이다.

 

◇ 개인사업자 3만4000명 세부담 걱정

 

현재 개인사업자들은 신용카드로 받은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1.3~2.6%)을 연 500만원 한도로 공제받고 있다. 신용카드로 세원이 노출되는 부분 만큼 인센티브를 주는 것인데, 내년부턴 연 매출 10억원이 넘는 개인사업자는 혜택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연 매출 10억원이 넘는 개인사업자는 3만4000명이었는데, 이들의 세부담이 대부분 늘어나는 것이다. 정부는 개인사업자들로부터 5년간 6650억원의 세수를 확보하게 된다.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신용카드 매출세액공제 축소 법안(부가가치세법)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어 통과가 유력하다.

 

◇ 보석·귀금속에 세금 빼주자

 

보석과 귀금속은 개별소비세 20%를 물리지 말자는 법안도 있다. 정세균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개별소비세 때문에 귀금속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다며 세금 폐지를 요구했다. 다이아몬드와 같은 원재료를 수입할 때도 밀수와 무자료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면서 세수 효과도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13년 기준 보석과 귀금속 개별소비세 납부세액이 48억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세금을 제대로 내는 사업자도 별로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사치성 물품의 대명사인 보석과 귀금속에 세금을 없애줄 경우 '부자 감세'의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하자는 의견이 많다.

 

◇ 녹용·로열젤리 세금은 사라질듯

 

녹용과 로열젤리, 방향용 화장품이 아직도 사치품일까. 정부는 이들 물품에 대한 개별소비세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녹용 등에 대해서 개별소비세로 걷고 있는 세수도 크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없애도 된다는 게 정부와 기재위의 시각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녹용과 로열젤리, 방향성 화장품에 세금을 없애면 연간 215억원씩 5년간 1125억원의 세수가 줄어든다. 일단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만, 5년간 1000억원이 넘는 세수가 크지 않다는 정부의 분석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 장외 경마장 입장료 두 배로 올린다

 

내년부터 경마장 장외발매소의 입장료가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라간다. 경륜과 경정의 장외발매소 입장료도 400원에서 800원으로 인상된다. 정부가 장외발매소 입장료를 두 배로 올리면서 5년간 걷을 수 있는 세수는 연간 119억원씩 5년간 565억원 수준이다.

 

장외발매소는 가족과 함께 레저를 즐기는 개념이 아니라 화상으로 경주를 보면서 배팅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행행위에 대해 세금을 올리는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지난해 초에도 입장료를 인상한 이후 이용객이 줄어든 바 있어 예상보다 세금이 덜 걷힐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 지하철·하이브리드車 세금감면 연장

 

올해 말까지만 시행하는 세금감면 제도를 연장하자는 법안도 나와있다. 정부는 도시철도(지하철) 건설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 기한을 2018년까지 3년간 연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냈다. 박명재 의원(새누리당)은 도시철도의 청소용역에도 세금을 물지 말자고 제안했다. 이들 세금감면 항목이 모두 연장되면 7228억원에 달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입할 때 개별소비세 100만원씩 깎아주는 법안 역시 연말에 끝나는데, 더 시행해보자는 움직임이 있다. 정부와 김동철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3년간 연장하는 법안을 냈고, 나성린 의원(새누리당)은 2017년까지 추가 2년을 기한으로 정했다.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자동차를 지원하는 정책은 필요하다는 게 기재위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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