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빅4' 회계법인의 매출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1강(삼일) 1중(삼정) 2약(안진 한영) 체제가 굳어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여파로 안진의 입지가 약화된데 따른 것이다.
전국 171개 회계법인이 2017사업연도 결산을 마쳤다. 이들 회계법인이 지난해 회계감사와 세무 및 경영자문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매출)은 총 2조9692억원에 이른다.
이 중 매출 상위 30개 회계법인의 매출은 2조1726억원으로 전체의 73.2%를 차지했다. 이른바 '빅4'로 불리는 삼일·삼정·안진·한영 등 상위 4개 회계법인의 매출은 1조4998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0.5%를 차지했다. 30대 회계법인 매출에서 '빅4'가 차지하는 비중은 69%다.
■2017년 회계법인 매출
171개 회계법인 : 2조9692억1073만원
30대 회계법인 : 2조1726억2361만원(전체 비중 73.2%)
4대 회계법인 : 1조4997억5312만원(전체 비중 50.5%/ 30대법인 비중 69%)
회계법인 순위를 살펴보면 삼일회계법인의 독주가 굳건하다. 삼일은 지난해 5597억원의 매출을 올려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전년도인 2016년 5040억원보다 457억원이나 늘어난 실적이다.
4대 회계법인 중에서는 삼정회계법인이 삼일의 뒤를 이었다. 삼정은 지난해 382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919억원의 매출을 올린 3위 안진회계법인과는 900억원 가까운 큰 격차다. 삼정은 만년 3위에서 2016년에 처음 안진을 앞지른 후 지난해 그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안진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으로 지난해 1년간 신규 영업정지를 받은 영향이 컸다.
안진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도(3090억원)에 비해 뒷걸음질을 쳤지만 영업정지라는 징계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안진에 대한 징계는 끝났고 올해는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그 사이 4위 한영회계법인의 추격이 거셌다. 한영은 2016년보다 490억원 늘어난 26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안진과의 격차는 불과 265억원이다.
중견회계법인에서도 순위변동이 있었다. 줄곧 5위 자리를 지켜왔던 대주회계법인이 6위로 밀려나고 삼덕회계법인이 빅4 다음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대주회계법인도 2016년(651억원)보다 많은 730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했지만 삼덕이 전년도 596억원에서 735억원으로 급성장하면서 5위 자리를 내줬다.
이어 현대회계법인과 도원회계법인, 신승회계법인, 회계법인길인 등이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현대회계법인은 지난해 27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16년 14위에서 12위로 올라섰고, 17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도원회계법인은 2016년 21위에서 4계단 상승한 17위에 올랐다.
또 신승회계법인이 25위에서 20위로 뛰어올랐고, 광교회계법인은 2016년에 30위권 밖(34위)에 있었지만 25위에 오르며 3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