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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사이즈도 더 큼직' 맥도날드의 빅맥 '정공법'

  • 2022.01.27(목) 17:04

더블빅맥·빅맥BLT 전격 출시…"메가맥이 돌아왔다"
햄버거 시장 다변화 속 최대한 '가성비' 살려
검증된 메뉴에 투자해 '브랜드 이미지' 굳히기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한국맥도날드가 수년 전 인기를 끌었던 '메가맥'을 다시 소환했다. 소비자의 요청을 반영한 '더블빅맥'과 '빅맥BLT' 등 사이드 메뉴를 선보이면서다.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햄버거 시장에서 대표 메뉴를 앞세워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정립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맥도날드는 이번 빅맥 사이드메뉴 출시를 계기로 '베스트 버거' 전략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단순히 눈에 띄는 신메뉴를 앞세워 시선을 끌기보다, 버거의 '품질'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시작된 국내산 식재료 활용 메뉴 개발 등 밀착 마케팅도 이어갈 예정이다.

그냥 빅맥이 아니다

맥도날드가 더블빅맥과 빅맥BLT를 재출시했다. 이 메뉴들은 과거 빅맥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메가맥을 개선한 메뉴다. 더블빅맥은 메가맥과 비슷하게 빅맥에 2장의 패티를 더해 총 4개의 패티를 넣었다. 패티 수 기준으로 맥도날드 버거 중 가장 많다. 빅맥BLT는 빅맥에 베이컨과 토마토를 더해 신선함을 강조했다. 앞서 2018년 처음으로 출시된 날부터 7만개가 판매됐을 정도로 인기를 끈 '추억의 메뉴'기도 하다.

이들 메뉴에는 '사회적 가치'도 담겼다. 재출시 계획 과정부터 적극적 소통을 통해 소비자 의견을 반영했다. 메뉴의 질도 높였다. 이번 신메뉴 2종의 패티는 기존 메뉴들과 마찬가지로 자연 방목으로 키운 100% 순 쇠고기로 만들어졌다. 양상추는 수확·포장 단계에서부터 국제농산물우수관리 인증을 받은 농장에서 공급받는다. 특히 토마토는 2번 살균·세척한 국내산 100% 토마토를 사용했다.

맥도날드는 신메뉴 2종을 한정 판매하면서 관련 마케팅도 전개한다. /사진=한국맥도날드

맥도날드는 더블빅맥과 빅맥BLT를 3월까지 한정 판매할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특별 마케팅 캠페인도 전개한다. 신메뉴 옥외 광고와 매장 내 메뉴 보드에 맥도날드에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는 원산지를 홍보한다. 국내에서는 화성 토마토 농장과 합천 양상추 농장이 출연한다. 맥도날드는 이를 통해 제품의 ‘품질’을 강조하고, 국내 생산자와의 동행 의지를 표현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향후 국내 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확대하는 등 후속 전략도 펼칠 계획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신메뉴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고객들이 향상된 맛과 식재료 품질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며 "앞으로도 고품질 버거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며, 소비자가 이번 신메뉴를 통해 맥도날드가 원재료에 담은 ‘진정성’을 경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메뉴 직접 먹어보니…'같지만 새롭다'

27일 오후 더블빅맥과 빅맥BLT를 직접 먹어보기 위해 맥도날드 서울상암DMC점을 찾았다. 매장에 들어서자 햄버거 원산지 등을 소개하는 부스가 첫 눈에 들어왔다. 이 곳에서는 패티·양상추 등의 원산지와 조리 과정을 간략히 소개하는 문구를 터치 몇 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몇몇 소비자는 직접 스크린을 터치하면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또 스크린 옆편에는 오늘 출시된 버거 2종의 모형이 소개돼 있었다.

주문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 두 버거를 모두 받아볼 수 있었다. 한 눈에 '압도감'이 느껴졌다. 윤기가 흐르는 빵과, 지금까지의 빅맥과 뭔가 다른 묵직함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두 메뉴 모두 첫 입부터 '크다'는 느낌을 실감케 했다. 여성·어린이 등 입이 작은 사람이라면 손에 들고 먹기 어려울 것 같았다. 기자 역시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고서야 편하게 먹어볼 수 있었다.

빅맥 신제품 2종은 크기에서부터 압도적이었다. /사진=이현석 기자 tryon@

제조 과정에서 기존 빅맥과 신제품들 사이의 큰 차이는 없었다. 더블빅맥은 기존 빅맥에 패티를 두 장 추가한 정도였다. 빅맥BLT 역시 토마토와 베이컨이 더해진 것 외 다른 점은 없었다. 키오스크에서 주문할 때 원하지 않는 재료를 뺄 수 있는 점도 동일했다. 다만 결과는 달랐다. 작은 차이지만 확실히 식감에서부터 차이가 났다. 더블빅맥은 고기의 존재감이 강했다. 빅맥BLT는 베이컨의 짭쪼름한 맛이 빅맥 소스와 시너지 효과를 냈다.

맥도날드가 강조하는 '품질'은 두 버거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빵은 윤기 이상으로 풍성한 느낌이었다. 비슷한 가격대 타 프랜차이즈 버거보다 ‘이스트’의 느낌도 선명했다. 아울러 식감도 일반적인 모닝빵 류에 비해 풍성했다. 패티가 덜 익은 부분도 없었고, 양상추 역시 숨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토마토 역시 대형마트에서 산 토마토에 비해 식감과 맛 어떤 부분에서도 떨어지지 않았다.

맥도날드, 굳이 '빅맥' 내세운 이유는

맥도날드는 햄버거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빅맥'을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과거 햄버거 시장은 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맘스터치 등 소수 브랜드의 과점 구조였다. 하지만 2019년 노브랜드버거가 등장하면서 가성비 시장을 장악했다. 이삭토스트도 이 시장을 노려 햄버거 브랜드를 론칭했다. 쉐이크쉑이 국내 론칭되면서 고급 햄버거 시장도 형성됐다. 최근 고든램지 버거가 높은 가격에도 소비자들을 줄세우며 '데뷔'하기도 했다.

후발 브랜드들은 각자 이슈를 만들어내며 시장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기존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이미지는 옅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기도 여의치 않다. 브랜드 이미지가 사실상 고정돼 있어서다. 결국 신사업을 위한 별도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기존 강점을 극대화해야 경쟁을 이어갈 수 있다. 이에 맥도날드는 '품질'을 강조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빅맥은 맥도날드에게 상징성과 전략적 가치 모두 높은 메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실제로 맥도날드는 지난 2020년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 취임 후 '베스트 버거'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번(빵)·양상추 등 재료의 질을 끌어올려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한국맥도날드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맥도날드는 코로나19 악재에도 전년 대비 9.1% 증가한 7910억원(가맹점 제외)의 매출을 기록했다. 원재료·ESG 등에 대한 투자로 영업손실 폭도 다소 늘었지만, 코로나19 이후 시장이 회복된다면 '턴어라운드'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특히 빅맥은 베스트 버거 전략의 수혜를 입은 메뉴다. 기존 충성고객들의 관심을 되돌리는 데 성공하며 2020년 이후 2년 연속 판매량 2000만개를 넘어섰다. 베스트 버거 전략 이전에 비해 10%가량 판매량이 늘었다. 맥도날드에게 빅맥이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담고 있으면서도 인기까지 높은 '효자 메뉴'라는 이야기다. 이것이 맥도날드가 이 시점에 빅맥을 앞세운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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