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이 지난해 부진했던 '스캇'의 외형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가치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친환경 이동수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하지만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숙제다. 영원무역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에서 나온 이익이 스캇의 손실을 메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밑 빠진 독
영원무역의 작년 한 해 매출은 전년 대비 15.5% 증기한 4조636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5144억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외형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OEM 사업이 있다. OEM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5조1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3% 성장했다. 글로벌 아웃도어 수요 회복과 함께 지난 2024년 하반기부터 정상화된 고객사의 주문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방글라데시·베트남 생산기지 확대와 기술 내재화도 주효했다. 특히 원단부터 완제품까지 이어지는 자체 생산 구조는 '리드타임'을 단축, 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 경쟁사 대비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영원무역은 단순 생산을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가 가능한 제조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한때 성장축으로 기대됐던 자전거 사업은 이젠 영원무역의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스캇은 지난해 친환경 교통 수단인 '전기 자전거(e바이크)'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17.7% 증가했다. 하지만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코로나19 이후 고급 자전거 수요 증가에 발맞춰 미리 확보해뒀던 물량들을 여전히 다 털어내지 못해서다.
실제로 스캇의 제품 재고자산은 2024년 5731억원에서 지난해 5274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단순 판매 활성화에 따른 자연 감축이 아닌 대규모 할인 판매가 주된 요인이다. 스캇은 현재도 공식 홈페이지와 주요 매장에서 최대 40% 할인 판매를 이어가며 재고 소진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상가가 1650만원인 '지니어스 900 얼티밋' 제품은 99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스캇 회복에 달렸다
업계에서는 영원무역이 스캇을 살리기 위한 대규모 자금 투입도 기대만큼의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원무역은 지난 2023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스캇의 원활한 사업 운영과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자그마치 7866억원을 쏟아부었다. 여기에 스캇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3727억원에 대한 채무 보증도 남아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스캇의 대여금 한도도 늘렸다. 영원무역은 지난해 말 스캇에 대한 대여금 한도를 기존 1억5000만프랑(약 2843억원)에 2000만프랑(약 379억원)을 추가했다. 만기일 역시 오는 12월까지로 1년 더 연장했다. 대여금에 대한 신규 증액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인 만큼 당분간 영원무역의 유동성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스캇이 '아픈 손가락'에서 수익 기여 사업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가 영원무역의 중장기 기업가치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빠른 재고 정상화를 통한 마진 회복이 필요하다. 프리미엄 자전거 시장에서는 가격 방어와 희소성이 곧 브랜드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영원무역 역시 올해 스캇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먼저 비효율 제품군의 재고를 축소해 재고 부담을 줄이는 대신 판매 회전율을 높이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대 매출처인 유럽에 맞춰져 있던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시장별 소비 특성에 기반한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아울러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한 신제품 개발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위상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OEM 기반의 탄탄한 체력 위에 자전거 사업 구조 개선이 더해질 경우 영원무역은 단순 제조업을 넘어 글로벌 스포츠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다만 스캇 수익성 정상화 시점이 지연될수록 영원무역의 재무 부담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