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이 5년 연속 순손실의 고리를 끊어냈다. 핵심 점포 리뉴얼과 상품 경쟁력 강화 등 본업 회복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결과다. 다만 유통업계 경쟁 심화와 소비 침체가 이어지면서 이번 흑자가 일시적 반등에 그칠지 구조적 체질 개선의 신호탄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5년 만에 적자 탈출
이랜드리테일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8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됐다. 이에 힘입어 당기순이익 역시 22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순이익'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지난 2020년 225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선 이후 5년 연속 순손실을 이어왔다. 2021년 229억원, 2022년 229억원, 2023년 875억원, 2024년 940억원, 지난해 16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랜드리테일 측은 이번 흑자 전환의 배경으로 본업 경쟁력 회복을 꼽았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특정 비용 계정의 절감 효과라기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한 핵심 점포 리뉴얼과 MD 경쟁력 강화, 상품 및 콘텐츠 경쟁력 제고 성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서·강남·야탑·송파 등 주요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MD 개편과 콘텐츠 강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고객 수요 변화에 맞춰 F&B(식음료) 콘텐츠와 트렌디한 테넌트 매장을 확대하고 신규 브랜드를 적극 유치했다. 대표적으로 NC강서점에는 글로벌 드론 브랜드 DJI와 컨템포러리 브랜드 세터가 입점했으며 F&B 콘텐츠 강화를 통해 집객력을 끌어올렸다.
자체 브랜드(PB)와 식품 사업의 내실화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NC베이직, 애니바디 등 20여 개 PB 패션 브랜드의 상품력을 높이고 오프프라이스리테일(OPR) 모델인 NC픽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킴스클럽은 지난해 직거래 농가를 두 배로 늘리며 산지 직거래 기반 공급망을 확대했다. 또 애슐리·자연별곡 IP를 활용한 간편식(HMR) 사업 역시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실적이 분수령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흑자 전환만으로 완전한 턴어라운드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매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성장률은 2.5% 수준에 그쳤다. 순이익 역시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규모는 22억원에 불과하다. 수년간 누적된 적자를 감안하면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정착됐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오프라인 유통 환경도 녹록지 않다. 온라인 쇼핑 확대와 패션·생활 소비 둔화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뿐 아니라 쿠팡·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들이 소비 수요를 흡수하면서 집객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내부적으로는 조직 개편 시너지와 핵심 점포 리뉴얼 효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연말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올해 초 식품BG를 출범시켰지만 3개월 만인 지난 4월 외식BG와 하이퍼BG로 다시 분리했다. 두 사업 모두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독립적인 의사결정 체제가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각 사업부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리뉴얼을 진행한 핵심 점포들은 올해 들어 고객 방문 수와 매출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앞으로도 핵심 상권 점포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킴스클럽 중심의 산지 직거래 확대, 간편식 사업 강화, 온라인 채널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결국 이번 흑자 전환이 일시적인 구조조정 착시 효과에 그칠지, 아니면 완벽한 구조적 체질 개선의 출발점이 될지는 올해 하반기 실적이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점포 리뉴얼 효과와 킴스클럽 식품 사업 성장세가 이어지는 동시에 소비 부진과 유통업 경쟁 심화라는 외부 변수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수익성 중심 경영 체계 전환 과정에서 사업 구조와 운영 체계를 재정비하는 데 집중했다"며 "올해는 핵심 점포 경쟁력 강화 전략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연말로 갈수록 실적 개선 폭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