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신발 멀티숍 '폴더(FOLDER)'를 매각한다. '자체 브랜드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서다. 유통 마진에 의존하는 편집숍 모델 대신 직접 기획·생산하는 SPA와 스포츠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결정으로 이랜드가 지향해 온 제조 브랜드 중심의 재무 구조 개선 계획이 한층 선명해졌다.
'고마진' 제조 잡는다
최근 이랜드월드는 '폴더'를 업계 1위 사업자인 ABC마트에 매각하기로 했다. 폴더는 이랜드가 2012년 론칭한 신발 편집숍이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 35개점을 운영하며 연간 약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폴더는 ABC마트가 장악하고 있던 시장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었다. 당시 경쟁사들이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대중적인 모델 판매에 집중했다면 폴더는 차별화된 상품 구성으로 승부를 걸었다. 국내에서 비교적 생소했던 신발 브랜드 '팔라디움'을 선보였고 '반스 한정' 등 희소성 있는 제품을 앞세워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최근 시장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이 국내 직진출에 나서면서 신발 편집숍의 역할이 축소됐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주요 브랜드들이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직접 운영하면서 소비자들이 편집숍을 찾을 유인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리셀 플랫폼 '크림'이 등장했고 무신사가 신발 편집숍 '무신사 킥스'를 선보이면서 희소성 높은 신발을 다루는 채널도 다변화됐다. 그 결과 폴더의 시장 내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폴더의 연 매출은 수년째 10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랜드는 수익성과 정체성을 동시에 강화하기 위해 폴더 매각을 결정했다. 자체 브랜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분명히 해야겠다는 판단에서다. 폴더는 외부 브랜드를 판매하는 유통 모델이다. 이는 매출 외형을 키우는 데는 유리하다. 반면 사업 구조상 브랜드 본사에 지급하는 원가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률은 통상 3~5% 수준에 머문다.
고금리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환경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랜드는 낮은 마진에 의존하는 유통 구조를 더 이상 유지할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그간 유통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점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랜드는 백화점과 아울렛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경쟁사처럼 외형 성장을 이루지는 못했다. 외부 브랜드 유통보다는 자체 브랜드 중심 전략을 고수해 온 만큼, 유통 사업을 키우는 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이랜드 관계자는 "폴더는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슈즈 전문 유통 역량이 결합될 때 더 큰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랜드는 기획·개발·브랜딩 역량을 직접 반영할 수 있는 자체 브랜드 모델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전략적 선택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잘하는 것에 집중"
이랜드의 강점은 제조 기반 사업에 있다. 직접 기획과 생산에 참여하고 유통까지 관여하는 구조다. 이랜드가 직접 기획·생산·유통까지 관여하는 SPA와 스포츠 브랜드는 가격 결정권과 상품 운영 주도권을 모두 쥘 수 있다. 이는 빠른 상품 회전, 유연한 가격 전략, 재고 관리까지 모두 수익성과 직결된다. 이랜드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말하는 이유다.
실제로 이랜드의 사업 무게추는 이미 제조 중심으로 이동했다. 스파오와 미쏘 후아유 등 SPA 브랜드가 핵심 축이다.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선 뉴발란스는 이랜드의 브랜드 육성 역량을 상징하는 사례로 꼽힌다. 향후 패션 사업의 방향성도 분명하다.
이랜드는 스파오를 차세대 1조 브랜드로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쏘와 후아유 등 기존 자체 브랜드 역시 단계적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폴더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성과가 검증된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와 성장 잠재력이 있는 브랜드 발굴과 육성에 재투자할 예정이다.
이랜드는 유통 채널 운영 방향도 분명히 했다. 오프라인은 브랜드 경험과 큐레이션 중심으로 재편키로 했다. 온라인은 성장의 핵심 축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2025년 온라인 매출 비중 30%를 달성했고 2026년에는 5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온라인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내 토종 SPA 브랜드인 스파오를 1조 브랜드로 양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후아유와 미쏘 등 자체 브랜드도 단계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잘하는 '제조' 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비효율적인 '유통' 채널을 과감히 쳐내고 있다"며 "확보된 실탄이 뉴발란스의 글로벌 영토 확장이나 스파오의 차세대 물류 시스템 구축에 어떻게 쓰일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