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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정책+]숨은 보험금 사라진다…행정정보 이용 법제화

  • 2020.12.18(금) 07:30

금융위, 보험권 '행정정보 공동이용' 법제화 추진
휴면보험금 등 미지급보험금 즉시 지급 가능해져
불편한 서류제출 사라지고 보험사기 방지도 가능

만기가 지났거나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했는데도 찾아가지 않은 이른바 '숨은 보험금'이 앞으로는 사라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보험권의 '행정정보 공동이용망' 사용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행정정보 공동이용이 가능해지면 피보험자의 사망 사실을 즉시 확인하고 주소지가 변경돼도 현 주소지 확인이 가능해 보험금 지급과 발생사실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게 된다. 또 보험가입과 보험금 신청 시 추가적으로 서류를 제출해야하는 불편함을 덜어 민원감축과 보험사기 방지에도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어린이보험 가입…가족관계증명서 안내도 된다

행정정보 공동이용은 행정·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연결해 국민들의 서류제출 불편함을 덜어 사회적비용을 절감하는 정부혁신 사례다. 각종 민원신청 시 정보이용에 동의하면 민원처리담당자가 행정·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확인해 업무를 처리한다.

행정안전부는 이를 금융권에도 확대해 은행, 캐피탈 등에서 통장개설이나 대출심사 등에 필요한 각종 증빙서류를 고객 동의를 얻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는 개인이 동의하면 은행 등 금융기관이 행정·공공기관을 통해 주민등록등·초본, 여권, 자동차등록증, 건강·장기요양 보험료납부확인서, 건축물대장, 지방세 납세증명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권 행정정보 공동이용 대상, 은행, 저축은행, 카드, 캐피탈(보험은 제외

현재 금융권 내에서 은행, 캐피탈, 카드사, 저축은행중앙회 등에서 행정정보 공동이용이 가능한데 보험은 아직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다.

금융위는 16일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행정정보 공동이용망 시스템 이용의 법적 근거를 마련, 행안부와 시행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와 달리 보험사는 행정정보 공동이용이 막혀있어 건강증진형(헬스케어) 보험상품 등에 가입 시 주민등록등본, 통장사본 등을 직접 발급받아 제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라며 "행정정보 공동이용망 법적 근거 마련 시 보험가입과 보험금 청구때 소비자가 매번 서류를 구비해야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 촉진, 행정비용 감소 등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사망 확인이 되지 않아 지급하지 못했던 사망보험금 지급이나 자녀보험 가입 시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등 매우 광범위한 부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 11조 숨은 보험금 해소…민원 줄고 보험사기 방지도 기대

11조원 달하는 숨은 보험금 해소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35개 보험사의 미지급 보험금은 11조819억원에 달한다. 중간에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중도보험금(7조590억원), 만기보험금(3조434억원), 만기와 소멸시효가 지난 휴면보험금(4478억원)이 여기에 포함된다.

보험사들은 매년 숨은 보험금을 찾아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지만 주소변경에 따른 연락두절, 고의 미수령 등 복합적인 원인들로 미지급보험금 규모는 해마다 늘어나는 상황이다.

보험상품이 가입 후 보험금이 발생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특성이 있다 보니 중간에 주소가 변경되거나 연락처를 잘못 기입하거나 변경해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안내하려고 해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일부는 보험가입 사실을 잊거나 보험금을 찾지 않을 경우 높은 금리를 받는 것으로 오해해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사례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대대적으로 휴면보험금 찾아주기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러 이유로 미지급 보험금이 계속 늘어나면서 보험산업 자체의 신뢰저하 문제가 야기돼 왔다"며 "1년에 몇 번 별도의 돈을 들여 행안부에 현재 주소를 요청하는 등의 번거로움 없이도 미지급된 보험금 지급이 가능해져 규모를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보험업무에 있어 엄청나게 활용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서류 확인이나 시간 감축 등으로 보험사의 사업비 감소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보험사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원감소와 보험사기 방지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족이 사망보험금 신청 시 보험사는 즉각적인 사망확인이 불가능해 유가족에게 여러 서류를 요청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며 "업무진행에서 발생하는 민원감소와 이에 따른 행정비용 감소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가 직접 사망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피보험자가 사망했는데도 불구하고 연금 등을 부정수급 하는 등 보험사기 적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유독 보험권의 공공정보 이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컸는데 향후에는 디지털 전환에 맞춰 이러한 정보 활용 길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를 내년 1~2월 중으로 예정하고 있으며, 6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위는 기존 금융권이 이미 이용하고 있는 만큼 법적 근거만 마련되면 행안부와의 협의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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