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생명보험 가입률이 3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에 더해 연금·저축성보험 세제 혜택이 축소되면서 생명보험 상품의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생명보험협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16차(2021년) 생명보험 성향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생명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생보협회가 3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전국 2000가구를 대상으로 9월1일부터 11월2일까지 진행됐다.
민영생명보험사, 수·신협, 우체국 등 전체 생명보험 가구가입률은 올해 81.0%로 2018년 대비 5%포인트 줄었다. 지난 2018년엔 2015년(85.3%) 대비 0.7%포인트 증가한 86.0%를 기록했다가 올해 다시 하락 반전한 것이다. 하락 폭은 1976년 1차 조사가 실시된 뒤 가장 크다.
생명보험 가구가입률은 2003년 89.9%로 역대 최고를 찍은 이후 9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민영생명보험 가구가입률 역시 유사한 추세로 2018년 대비 5.5%포인트 하락한 78.2%를 기록했다.
연금·저축성보험의 세제 혜택 축소로 인한 판매 실적 저조가 주된 원인이라고 생보협회는 분석했다.
지난 2017년 기획재정부는 세법 개정을 통해 저축성보험 비과세 혜택 한도를 일시납 보험료는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이고, 월납 보험료는 월 150만원 이하라는 기준을 새로 만들었다. 연금계좌 세액공제 역시 총급여 1억2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납입한도가 4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축소됐다.
그 결과 생보사 저축성보험 보유계약 수는 2018년 6월말 1606만1000건에서 올해 6월말 1349만4000건으로, 연금보험은 1044만3000건에서 934만8000건으로 각각 감소했다. 평균 수명 증가로 생존 리스크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진 가운데, 대표적인 노후대비 상품인 연금보험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수수료 개편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보협회는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경기침체 장기화, 저금리 지속과 투자시장 확대, 투자형 상품에 대한 선호도 증가 추세도 가구가입률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균 가구원 수 감소 및 1인 가구 비율 증가 등 가구 구조의 변화도 가입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민영생명보험 가입가구당 평균 가입건수는 올해 4.3건으로 2018년보다 0.2건 줄었고, 월평균 납입보험료는 39만1000원으로 5만6000원 감소했다.
가입 목적을 조사한 결과 '사고나 질병 시 본인의 의료비 보장'을 응답한 비율이 75.8%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만일에 대비한 가족의 생활보장(44.3%)', '재해․교통사고 시 일시적 소득상실에 대비(17.4%)'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