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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대표, 카뱅과 10년 간다

  • 2023.03.29(수) 16:15

카카오뱅크 주총서 대표 4연임안 결의
'그룹 시너지+블록체인 강화' 송지호 이사회 투입
보통주 1주당 80원 첫 배당 결의도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9일 이 회사 정기 주주총회에서 4연임을 확정했다. 또 카카오뱅크는 이사회에 대주주 카카오의 창업 초창기 멤버인 송지호 크러스트유니버스 대표를 투입하면서 카카오 공동체 시너지 강화와 블록체인 신사업 가속 등의 관측도 낳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그래픽=비즈워치

윤호영 4연임 성공…카뱅 준비부터 10년째

이날 카카오뱅크 주주총회에서 상정된 안건 중 금융권의 관심을 끈 것은 윤호영 대표 연임의 건 이었다. 윤 대표는 2016년 1월 설립 준비법인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올해까지 7년여간 카카오뱅크를 이끌고 있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권 '장수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왔고, 다수 금융지주사나 은행 CEO들이 용퇴하면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윤 대표의 연임을 추천했고 이 안건은 별 잡음 없이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윤 대표는 이에 따라 앞으로 2년간 더 카카오뱅크를 이끌게 된다. 임기를 마치면 9년간 카카오뱅크를 대표이사직을 맡게 되는 것이다. 그가 카카오에서 '모바일뱅크 TFT 부사장' 등을 지내며 카카오뱅크의 산파 역할도 해왔다는 것을 고려하면 10년 이상 카카오뱅크를 이끌게 되는 셈이다. 

카카오뱅크 순익 및 NIM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윤 대표가 연임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재임 기간 카카오뱅크의 성장을 이끌며 경영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7년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이후 출범 2년 만인 지난 2019년 1분기 흑자를 달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까지는 약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를 약 절반 이상 줄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 이후로도 카카오뱅크의 순익은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꾸준히 순익이 증가하며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수준인 26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의 장수 CEO 견제도 여타 금융지주와 지배구조가 다른 카카오뱅크는 예외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와 카카오보다 딱 1주 적게 지분을 보유한 한국투자증권이 경영권을 쥐고 있어 대주주가 뚜렷하지 않은 다른 금융지주와 차별적이다. 이 점이 윤 대표의 4연임이 무탈했던 배경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카카오뱅크, '블록체인' 힘 싣나 

이날 카카오뱅크 주총에서는 비상무이사로 송지호 크러스트유니버스 대표가 선임된 것도 여러 관측을 낳았다. 원래 김성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자진 사임 전까지 맡고 있던 자리다. 송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카카오 초창기 멤버다. 직전까지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 센터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카카오는 경영·재무·투자 전문가로 은행업과도 연관된 경험이 풍부한 인물인 그가 카카오뱅크의 카카오 그룹(공동체) 간 시너지 창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비상무이사로 추천했다. 

이에 더해 카카오뱅크의 블록체인 신사업 가능성이 엿보이는 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크러스트유니버스가 카카오 전체의 블록체인 관련 전략을 짜는 '블록체인 싱크탱크'라는 점에서다. 특히 크러스트유니버스는 한국은행이 진행했던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 연구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이번 송 대표의 이사회 합류가 향후 한국은행이 CBDC 발행에 나설 경우 카카오뱅크의 서비스 경쟁력 우위를 마련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초라해진 주가에…주주친화정책 가속

이날 카카오뱅크는 보통주 1주당 80원의 배당도 결의했다. 총 381억원 규모로 카카오뱅크 설립 이후 첫 배당이다. 이에 앞서 카카오뱅크는 내달 6일부터 10월 5일까지 13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본격적인 주주친화 행보에 나선 셈이다.

카카오뱅크가 이같은 방침을 내건 것은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좀처럼 맥을 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만465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1만5800원까지 내려갔던 것이 회복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공모가 3만900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상장 초기 주당 9만원 선을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주가다. 같은 계열 카카오페이의 스톡옵션 논란 등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카카오뱅크가 본격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에 나선 것은 본격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통해 떨어진 신뢰와 주가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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