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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결국 적자 전환…내년 보험료 오르나?

  • 2025.04.07(월) 16:30

손해율+사업비율 100% 넘어 4년 만에 적자로
올해 보험료 평균 0.8% 오르고 정비수가 2.7%↑
누적 손해율 악화 전망…2월 '빅4' 손해율 88.5%

지난해 자동차보험 보험손익이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에 보험료 인하가 수년째 이어진 데다 정비수가 인상, 경상환자 과잉진료 문제가 잡히지 않은 탓이다. 보험손익이 쪼그라들며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에는 벌써 '빨간불'이 켜졌다.

7일 금융감독원의 '2024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100.1%로 전년 대비 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비율이 16.3%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개선됐으나, 같은 기간 손해율이 83.8%로 3.1%포인트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손익 역시 지난해 97억원의 적자를 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사고가 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로부터 받은 수입보험료로 나눈 값이다. 통상적으로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을 80% 수준으로 본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은 100% 이상이면 적자, 이하면 흑자를 의미한다. 

보험료는 줄고 정비수가는 오르고

자동차보험이 적자를 낸 이유는 우선 보험료 수입이 감소한 데 있다. 지난해 원수보험료 기준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20조6641억원으로 전년(21조484억원) 대비 1.8% 줄었다. 이는 손보사들이 지난 2022년부터 상생금융 일환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기 때문이다. 연도별 평균 인하율은 △2022년 1.2% △2023년 1.9% △2024년 2.5%로 집계됐고 올해 역시 평균 0.8% 보험료가 내려갔다.

정비수가 인상도 손해율 악화를 가속화했다. 정비수가는 보험사가 사고 차량을 수리한 정비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으로 정비수가가 높을수록 보험사가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난다. 자동차보험 정비요금 시간당 공임은 지난 2018년 6월 국토부의 정비요금 공표 후 3년 6개월 만인 2022년에 4.5% 올랐고 이후 2023년 2.4%, 2024년 3.5% 인상이 이뤄졌다. 통상적으로 정비수가가 3% 인상되면 손해율은 1%가량 상승한다.

금감원은 올해도 정비수가가 2.7% 인상됐고 보험료 인하 효과가 누적되면서 손해율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엔 '경상환자' 제도개선 한다는데

보험사 한 관계자는 "손해율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정부가 경상환자 제도개선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친했어야 한다"며 "특히 한방병원의 과잉 진료가 가장 문제가 많은데 경상환자의 한방병원 쏠림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에게 지급되는 치료비의 경우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중상환자(연 3.5%)의 경우보다 2.5배 이상 높은 9%로 집계됐다. 2023년 경상환자에게 지급된 치료비는 총 1조3000억원, 향후 치료비는 1조4000억원에 이른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손보사 4곳(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의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 치료비도 약 1조3048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늘었다. 치료비를 치료 인원으로 나눈 인당 치료비는 87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했다. 한방병원 치료비는 전년 대비 8.6% 증가한 1조323억원으로, 양방병원 치료비 증가율인 2.2%의 4배에 수준이었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그간 약관 근거없이 경상환자에게 관행적으로 지급하던 합의금(향후치료비)을 중상환자(상해등급 1~11급)만 지급하도록 바꾸기로 했다. 또 경상환자가 통상 8주의 치료 기간을 초과하는 장기 치료 시 보험사에 추가 서류를 제출하는 절차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불필요한 보상금 지급이 줄어들어 자동차보험료가 장기적으로 약 3% 내외 인하되는 효과(보험개발원 추정)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도 적자" 불만 커지는데…새 정부서 '과연'그러나 당장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불투명할 전망이다. 이미 올해 2월 대형 손보사 4곳의 평균 손해율은 88.5%로 전년 동월(79.3%) 대비 9.2%포인트, 1월(82%) 대비 6.5%포인트나 올랐다. 보험업계는 "내년 보험료 인하는 여력뿐만 아니라 재간이 없다"며 아우성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손해율 악화 조짐이 보여 올해부터는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경기 침체로 서민 경제가 어려워지고 금융당국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보험료를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험사들의 볼멘소리에도 보험료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차를 가지고 운전하는 사람은 누구나 들어야 하는 의무보험이라 가입자가 2000만명에 달한다. 게다가 소비자물가지수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여론을 감안한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 의견을 들어주기란 쉽지 않다.

예단하긴 어렵지만 오는 6월 조기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 보험업계에 대한 압박 역시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침체가 지속하는 상황인 데다 새 정부 출범 초기인 만큼 여러 정치적인 판단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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