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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실적잔치는 오해' 금감원이 나선 이유

  • 2023.05.21(일) 13:11

보험권 1분기 전체 당기손익 5조2300억원 추정
새 회계제도로 금융상품 이익↑·신계약비 부담↓

금융감독원이 이례적으로 올 1분기 보험업계 '실적 잔치' 해명에 나섰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주도로 도입된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9·17)이 보험사들의 이익 부풀리기에 이용됐다는 오해를 바로잡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새 회계제도 시행후 보험사 1분기 전체 순이익이 은행권에 버금가는 7조여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은 사실과 다르고, 금융상품 관련 새 회계기준(IFRS9)에 따라 당기손익에 반영된 보험사들의 투자평가 이익이 실적을 크게 좌우했다는 게 핵심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익 부풀리기 논란…총대 멘 당국 

금감원이 손익변동내역을 확인한 결과, 올 1분기 전체 보험사의 당기손익은 5조2300억원(개별 재무제표 기준) 수준일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19일 보험업권 재무·손익변동 요인 등 새 회계제도에 대한 설명회에서 나온 수치다. 구체적으로 생명보험사는 2조7300억원, 손해보험사는 2조5000억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앞서 업계에서는 새 회계제도 시행 뒤 올 1분기 전체 보험사의 순이익이 7조여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6조7000억~7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은행권의 이익에 버금가는 데다, 불과 1분기 만에 지난해 보험권 전체 순이익(9조2000억원)의 약 80%에 달하는 수준이다. ▷관련기사 : 'IFRS17 덕분에?'…생보 빅3도 역대급 실적(5월 18일)·손보사 '빅5' 날았다…1분기 순이익 2조원 돌파(5월 12일)

보험사의 기초체력은 지난해와 그대로인데 회계기준 변경으로 부풀려진 이익이 향후 손실로 조정될 경우 보험금 등 지급여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보험사 재무제표의 신뢰성 훼손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결국 '화살'은 새 회계제도 도입을 이끌었던 금융당국에 돌아갔다. 금감원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보험사 실적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발벗고 나선 배경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 IFRS17 준비만 10년…금융당국 여전히 '오락가락'(5월 11일)

금융상품 평가손익 반영·신계약비 부담 감소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9) 도입에 따른 실적변화 주요 요인/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사 실적변화의 주요 요인은 IFRS9과 IFRS17에 따른 신계약비(보험계약을 신규로 체결하는 과정에서 지출되는 수수료 등의 비용) 효과다.

특히 금감원은 IFRS9 효과에 대해 강조했다. 이는 투자손익을 만들어내는 투자 자산을 분류하는 기준이다. 이 기준에 따라 기존에는 실적에 잡히지 않았던 주식, 채권, 수익증권(펀드) 등 일부 금융상품들의 평가손익이 올해부터 당기손익에 반영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말 3.74%까지 치솟았던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올해 3월 말 3.36%로 빠르게 내려왔다.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므로, 보험사들이 보유 중이던 채권값이 크게 올랐다. 올 1분기에만 6200억원(세후)의 평가이익이 발생했고 보험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보험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중 채권 비중은 80%가량으로 알려졌다.

다만 설명회 발표자로 나선 정해석 금감원 보험리스크제도실 실장은 "시장금리가 급등했던 지난해 IFRS9이 적용됐다면 생보사들은 투자손익에서 1년간 23조2000억원의 손실을 봤을 것"이라며 "향후 시장금리 추이에 따른 IFRS9 손익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계약의 예상 장래이익을 부채로 잡은 뒤 이를 상각하면서 점차 수익으로 인식하는 '발생주의'를 기반으로 한 IFRS17의 특징도 반영됐다.

그 결과 이전에는 7년 동안 덜어냈던 신계약비 비용을 새 제도에서는 전체 보험계약 기간 동안 나눠 반영하면서 도입 초기 이익이 늘어났다. 금감원은 이에 따른 이익이 올 1분기 1조5900억원(세후)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같은 제도변경 효과를 제외할 경우 보험사들의 1분기 순이익은 3조원 초반에 머문다. 특히 생보사들의 순이익이 전년대비 줄어들며 전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한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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