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마다 돌아오는 자동차보험 갱신 때면 어디 보험료가 싼지, 내게 맞는 보험사는 어디인지 꼼꼼히 찾아보게 됩니다. 요즘은 보험료를 계산만 해도 현금성 포인트나 커피 쿠폰 같은 것들을 주는 사이트나 앱도 많아서 이걸 '줍줍' 하는 재미도 쏠쏠하긴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충분한 보장을 더 낮은 보험료로 받으려는 게 탐색의 목적이죠. 어떤 보험사는 보유 차량이 2대 이상인 경우(하나손해보험), 또 어떤 보험사는 대중교통 이용실적을 채운 경우나 특정 걸음 수 목표를 채운 경우(KB손해보험) 등 특별한 조건에 할인을 더해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조건들 말고도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경력 자격들이 있습니다. 군대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했거나 해외 운전경력이 있는 경우, 직장에서 운전직으로 근무한 경우 등이 대표적이죠. 이런 걸 보험사에 알리면 보험료를 덜 낼 수 있죠.
반대로 이런 이력을 알리지 않았을 때 낸 보험료를 더 내는 것을 '과납'이라고 하는데요.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가입자 입장에서는 아까운 지출이죠.
이런 분들을 위해 보험개발원은 가입자가 더 낸 보험료나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이 있는지를 간편하게 확인하고 해당 보험사에 청구할 수 있게 했습니다. '과납보험료 및 휴면보험금 통합조회시스템(AIPIS)' 운영하는 것이죠.
2020년부터 작년까지 과납보험료를 돌려받은 경우를 살펴보면 '군 운전병 근무'가 가장 많은데요. 모두 1247건이 신청돼 7193만원이 환급됐다고 합니다. 신청인 1인당 6만~7만원의 보험료를 아낀 거죠. 그 외에도 △보험 가입경력 추가인정 965만원(133건) △외국 체류 할인할증 등급 정정 106만원(36건) 등의 유형이 있습니다.
군 운전병 근무 사실 미제출로 인한 환급보험액은 전체의 84.8%였다고 하는데요. 이 소식을 보고 저도 한번 알아봤습니다. 군 시절 수송병과(주특기부호 2811)였거든요.
우선 AIPIS에 들어가려면 포털에서 '보험개발원 과납휴면보험금'을 검색하면 됩니다. 과납보험료 환급조회 신청은 절차가 좀 필요한데요. 본인 인증 후 유형별 확인항목에 맞게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운전병 경력은 병무청 연계조회를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2014년 1월1일 이후 전역자에 한해서입니다.
그 이전에 제대한 예비역은 병적증명서(병무청 발급, 운전기간이 명시된 것만 인정)를 첨부해야 한답니다. 저도 증명서를 떼어 봤는데 '병과(특기) 2811'과 복무기간은 나오지만, 운전 기간이 따로 명시돼 있진 않네요.
과납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을지, 결과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환급결과 확인은 신청일로부터 5일이 경과하거나, 보험사가 환급처리를 완료했을 때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자동차 보험사고로 보험료가 할증됐지만 추후 법원의 확정판결로 이 사고가 보험사기로 판명돼 '가해자가 아닌 사기 피해자'로 변경된 경우에도 보험료가 환급됩니다. 긴 법정 다툼 기간 동안 더 낸 보험료를 돌려주는 거죠.
휴면보험금은 간단한 본인 인증만 하면 보험사에서 못 받은 보험금이 있는지 조회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보험 가입자들이 찾아가지 않은 자동차보험 휴면보험금 규모는 작년말 기준 11만여건, 약 98억여원이었다고 합니다.
휴면보험금은 대체로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안내 전화나 문자를 받고도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보험금을 찾아가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또 보험 가입자가 연락이 되지 않아 지급하지 못한 보험금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고요.
AIPIS 이외에도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 정보포탈 사이트인 '파인(FINE)'의 '잠자는 내 돈 찾기' 코너도 활용할 만 합니다. 잠자는 보험금뿐 아니라 모든 금융권의 휴면예금, 휴면성 증권, 미수령주식 등을 확인할 수 있죠.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