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2대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주제안으로 추천한 사외이사 2명이 선임됐다. 지난해 JB금융과의 표결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도입한 집중투표제가 이번 이사 선임의 '키'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전북 전주 JB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5명의 비상임이사 및 사외이사 중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투자본부 이사와 김기석 크라우디 대표 등 2명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집중투표제로 이뤄진 3번째 안건 투표에서 얼라인 측이 추천한 김기석 후보와 이희승 후보가 순서대로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하며 1,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주주인 삼양사 측에서 추천한 김지섭 비상임이사 후보, OK저축은행에서 추천한 이명상 후보, JB금융에서 추천한 김우진 후보가 순서대로 많은 표를 획득하면서 이사로 선임됐다.
얼라인은 앞서 2호 안건인 '비상임이사 현원 증원 여부 결정의 건'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비상임이사를 현원으로 유지하는 JB금융 측의 안건이 총 출석 의결권 수 대비 64.2%, 발행주식 총수 대비 57.2%의 찬성을 받으면서 통과되면서다.
얼라인이 비상임이사로 추천한 이남우 후보는 집중투표제로 진행한 3호 의안에서 가장 낮은 득표를 받으면서 이사회에 진입하는 데 실패했다.
제 4호 안건인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투표에서는 기존 JB금융 측에서 추천한 유관우·이상복·박종일·이성엽 후보가 재선임되면서 얼라인이 추천한 백준승·김동환 후보가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얼라인은 2명의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진입한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총회가 끝나고 "해외 주주 투표 문제 등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저희가 의도한 결과가 나왔다"며 "금융지주에서 주주제안으로 이사가 들어가는 건 처음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주주환원정책이나 거버넌스 측면에서 이견이 있었는데 새로운 분들이 이사회에 들어가게됐으니 이사회에서 치열하게 논의해서 더 나은 모습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주총을 앞두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집중투표제로 한 명은 (이사회에) 넣을 수 있다"라며 "한 명을 더 붙이려면 상당히 많은 주주의 지지가 필요한데 그런 결과가 나온다면 굉장히 성공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2대주주인 얼라인은 대주주인 삼양사와 지분 격차가 0.56%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주총을 앞두고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외국계 의결권 자문사들과 국민연금 등이 잇따라 JB금융의 손을 들면서 JB금융 측에 유리해진 상황이란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올해 첫 도입한 집중투표제로 2명의 이사가 이사회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ISS나 글래스루이스에서 반대를 했음에도 외국인 주주들이 상당히 많은 표를 줬다"고 설명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이날 주총을 마무리하면서 "사외이사 3분이 새로 선임이 됐는데, 주주총회 결과이기 때문에 최대한 존중하고 앞으로의 이사회 운영도 공명정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사회 내에서 여러가지 이견이나 생각들이 오가며 열띤 토론이 이뤄졌으면 좋겠고 경영에도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