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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금융채 쓰면 대출금리 오른다?

  • 2025.08.07(목) 10:34

신한은행선 "원래 금융채 기준…수익 목적 아냐" 항변
금리 민감도 커 오해 부를수…정부 정책이 금리에 더 큰 변수

"이번에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기준을 명확히 밝힌 건 오해를 줄이고 고객에게 더 투명한 금리 체계를 제공하려는 결정입니다. 전체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변동금리형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15% 수준에 불과하며 금융채가 실제 조달 비용을 반영해 운영하는 만큼 수익을 노린 구조로 보긴 어렵습니다."

최근 신한은행이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 산정 기준을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서 금융채 6개월물로 바꾸겠다고 밝힌 데 따른 이 은행 고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관련기사 : 신한은행, 10월까지 갭투자용 조건부 전세대출 옥죈다(8월4일)

신한은행이 금리 기준을 금융채 6개월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하자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효과를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습니다. 최근 들어 코픽스 금리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반면 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정체돼 있어 소비자가 기준금리 인하 혜택을 충분히 누리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가장 컸습니다. 리딩뱅크인 신한은행의 결정이 다른 은행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걱정도 함께였죠.

해명은 이렇습니다. 애초에 신한은행은 변동금리형 대출금리를 금융채 6개월물(은행이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에 연동해 산정해 왔다는 겁니다. 하나은행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하지만 외부에는 '코픽스 기반'으로 안내해 왔던게 혼선을 초래했습니다. 

금융채는 시장의 금리 인상·인하 기대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매일 변동되는 반면,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실제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산출돼 한달에 한번 고시됩니다. 금융채가 실시간 시장 흐름을 반영하는 선행 지표라면 코픽스는 예·적금이나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 변동까지 반영되는 후행 지표 성격이 강하죠. 

문제는 6월 기준 코픽스 금리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의 대출 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지난달 17일부터 적용된 6월 신규 취급액 코픽스와 신잔액 코픽스는 각각 전월 대비 0.09%포인트, 0.08%포인트 떨어졌는데요. 같은 날 신한은행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가 3.70~5.11%로 전날(3.70~5.10%)보다 금리 상단이 0.01%포인트 오른겁니다. 이에 신한은행이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죠. 

그런데 금융채 6개월물과 코픽스 금리 추이를 보면 올 1~4월 금융채 금리는 0.68%포인트 급격히 하락했고, 코픽스는 0.38%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신한은행은 금융채 기준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미 상반기에 금리를 크게 인하한 상태였다는 설명입니다. 이달 1일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54%, 금융채 6개월물은 2.524%로 금리 수준에 큰 차이가 없기도 하고요. 

이와 더불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금리 산정 기준을 바꿨다는 것도 사실과는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순수 고정금리' 판매 비중을 높이라는 금융당국 행정지도에 따라 변동금리형 주담대 포트폴리오는 전체의 10~15% 수준에 그칩니다. 수익 구조를 좌우할 만큼 비중이 크지 않다는 겁니다.

더불어 통상적으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형 대출을 받을 때 차주는 자신이 적용받을 준거금리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신잔액기준 코픽스 △금융채 3개월 및 6개월 금리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준만 명확히 정리됐을 뿐 산정 방식에는 변화가 없어 고객 입장에서는 금리 변동을 거의 체감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 흐름을 보다 신속하게 반영해 고객 관점에서 보다 합리적인 금리 체계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죠. 실제 신한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주담대 금리는 지난 6일 3.65%~5.06%로, 우리은행(3.89~5.09%), KB국민은행(3.93~5.33%)보다 상단과 하단이 모두 낮았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이라 작은 기준 변경도 소비자에게는 불신이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우려입니다. 특히 변동금리 기준을 금융채로 바꾸면 변동성이 커지고 향후 추이도 예상하기 힘들다는 등의 우려도 있고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여전히 코픽스 기반 산정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사실 요새는 이러한 준거금리(혹은 시장금리)보다 금융당국의 정책(총량 관리)과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 추이에 따른 각사 정책이 금리를 더 좌우한다고 봐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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