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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총력전…신용대출 조이는데 보험약관대출 느슨한 이유

  • 2026.06.17(수) 08:28

금융당국, 은행·카드사 대출 관리 고삐
보험약관대출은 '리스크 관리' 수준 유지
약관대출, 해약환급금 담보…미리 인출 성격

금융당국이 은행과 카드사들의 신용대출 관리 강화에 나선 가운데 보험업권의 보험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 제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약관대출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내주는 대출로 일반 신용대출과는 성격이 다르고 서민들의 최후 유동성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하는 '빚투'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과 카드사의 신용대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금융당국은 월별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하거나 근접한 금융사를 소집해 매주 회의를 열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6개 카드사(삼성·KB국민·현대·롯데·농협·비씨카드)를 소환해 가계부채 관리 한도 준수 여부와 리스크 점검을 주문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을 제한하고 마이너스통장 한도 축소에 나섰다. NH농협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줄였고,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마이너스통장 및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신규 판매를 일시 중단하고 있다. ▷관련기사: 은행들 신용대출도 확 조인다…"이러다 정책금융기관 되겠네"(6월15일). 카카오뱅크도 마통 한도 1억원으로 축소…인뱅 3사 신용대출 조인다(6월16일).

보험업권에는 아직 추가적인 관리 조치는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 4월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던 내용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필요시 재환기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약관대출이 투기성 자금 조달 통로로 과도하게 활용될 경우 관리 강화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험계약대출 규모도 올해 들어 큰폭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은 13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약관대출 잔액은 71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000억원, 전년 말보다는 7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주요 보험사들은 지난 4월 금융당국의 리스크 관리 주문에 맞춰 일부 상품에 대한 약관대출 한도를 낮췄다. 이때 삼성생명은 보험계약대출 한도가 해약환급금의 95%인 종신보험·연금저축·보장성 보험 상품의 한도를 85%로 조정했다. 

현대해상은 연금 및 저축보험을 대상으로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해약환급금의 95%에서 85%로 축소했다. DB손해보험도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축소했다. 

금융권은 보험약관대출을 일반 신용대출과 동일선상에서 규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를 기반으로 형성된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구조다. 사실상 가입자가 자신의 자산을 미리 인출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규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험사도 가입자가 약관상 요건을 충족하면 대출을 임의로 거절하기 어렵다. 

서민 금융 측면도 고려 대상이다. 약관대출은 신용등급이나 소득 심사 없이 비교적 신속하게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마지막 급전 창구'로 불린다. 투자 목적 자금을 마련하려는 가능성이 일부 존재하더라도 대출 문턱을 과도하게 높일 경우 정작 생활자금이 필요한 가입자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약관대출 이용이 어려워지면 일부 가입자는 보험을 해지해 해약환급금을 직접 찾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경우 보험계약 유지율이 낮아지고 보장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계약 해지가 발생하면 보험사 입장에서도 현금 유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보험약관대출은 가입자가 보험을 유지한 상태에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인데 이를 과도하게 제한하면 오히려 보험 해지를 유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약관대출의 경우 가입자가 낸 보험료의 해지환급금을 기반으로 내어주는 상품이라 '내 돈을 미리 당겨쓴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이미 주요 보험사가 한도를 축소하기도 했고, 한도를 너무 조이게 되면 아예 보험계약을 해지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고려사항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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