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탈모도 질환" vs "한정된 재원"…건강보험 급여화 도마위

  • 2026.06.18(목) 07:10

수백개 제네릭 출시·경쟁에 낮아진 약가 부담
올해 건보 적자 전망에 급여 우선순위 논쟁도

정부가 탈모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국민 토론 의제로 올리면서 탈모 치료의 보장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탈모치료제 급여화는 청년층의 의료비 부담 완화와 민생 지원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며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미 수백 개에 달하는 제네릭(복제의약품)이 출시돼 약가 부담이 낮아진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 여건과 한정된 재원의 급여 우선순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는 오는 7월 4일 연세대학교에서 국민 200여명을 초청해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주제로 '제1회 모두의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전성 탈모 확대 여부 쟁점…건보재정 악화 우려

논의의 핵심은 탈모 치료의 의료적 필요성을 어디까지 인정하고, 건강보험 보장 범위에 포함할 것인지에 있다. 현재 중증 원형 탈모에 대해서는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만큼, 유전성 탈모치료제까지 급여 확대가 필요한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원형 탈모와 유전성 탈모는 발생 원인과 치료 접근 방식부터 차이가 있다. 원형 탈모는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 성격이 강하며, 갑작스럽게 동전 모양의 탈모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치료 역시 염증 억제와 면역 반응 조절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반면 유전성 탈모는 남성호르몬 영향과 유전적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모발이 서서히 가늘어지고 빠지는 진행성 질환이다. 약물 치료를 통해 탈모 진행을 늦추거나 증상을 개선할 수 있지만, 복용을 중단할 경우 다시 탈모가 진행될 수 있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유전성 탈모치료제 급여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어떤 기준으로 탈모를 진단하고, 어느 범위까지 건강보험을 적용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탈모치료제 급여 논의에서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건강보험은 연간 지출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건보재정도 5년 연속 흑자 흐름을 마치고 올해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 이용 증가와 보장성 확대가 맞물리면서 누적 적립금 역시 2030년 전후 소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전성 탈모치료제는 약물 중단시 탈모 진행이 다시 나타날 수 있어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급여 적용 여부를 판단할 때는 단순한 약제비 수준뿐 아니라, 지속적인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강보험 재정 부담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명 직결된 질환에 우선 투입해야"

또 다른 쟁점은 건강보험 제도의 보장 목적과 급여 우선순위다. 건강보험은 질병이나 부상으로 발생하는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국민이 납부한 보험료를 기반으로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운영되는 사회보험 제도다. 이에 따라 탈모치료제 급여 확대가 건강보험의 본래 취지와 부합하는지, 보장 필요성이 다른 질환에 비해 우선되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한정된 재원 안에서 모든 의료 수요를 동시에 보장하기 어려운 만큼, 급여 적용 여부는 치료 필요성과 함께 질환의 중증도, 치료 대안, 의료비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고가 항암제나 희귀질환 치료제 가운데서도 높은 약가 부담으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제한되거나, 급여 적용을 기다리는 의약품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탈모치료제 성분 /이미지 제공=비즈워치

반면 탈모치료제의 경우 특허 만료 이후 다수의 제네릭 의약품이 출시되며 가격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피나스테리드 성분은 총 203개 품목, 두타스테리드는 102개 품목, 미녹시딜은 75개 품목이 각각 허가돼 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역이나 제품에 따른 가격 차이는 있지만, 탈모치료제는 다수 제네릭 의약품이 경쟁하는 구조 속에서 약가가 낮아지며 약제비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나만의 닥터'에 따르면 1개월 기준 약값은 피나스테리드는 약 4800원~4만9500원, 두타스테리드는 약 7980원~2만3100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허가 유지되는 일부 의약품의 경우 오리지널 제품 중심의 시장 구조로 높은 약가가 치료 접근성을 제한하는 사례가 있는 반면, 탈모치료제는 제네릭 경쟁이 활성화되면서 비교적 다양한 치료 선택지가 확보돼 있다는 점도 급여 논의 과정에서 함께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관계자는 "신약이 개발돼도 급여 등재 지연으로 고액의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포기하는 중증 환자가 있는 상황에서 탈모치료제 급여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급여 우선순위에 맞지 않는다"며 "한정된 건보 재원은 중증·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부터 급여화를 하는 등 생명과 직결된 영역에 우선 투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