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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약가제도 개편안 시행…'준혁신형' 인증기준 '안갯속'

  • 2026.07.07(화) 07:20

준혁신형 인증 기준, 내달 논의·마련 예정
"약가우대 기준 없이 제도 시행 시기상조"

정부가 약가제도 개편안 시행을 한 달 앞두고 혁신형 제약기업의 인증 기준을 구체화하며 제도 정비에 나섰다. 그러나 약가 차등 적용의 또 다른 축인 '준혁신형 제약기업'의 세부 인증 기준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아 제약업계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약가를 차등 적용하려면 우선 기업을 구분할 인증 체계가 갖춰져야 하지만, 정작 준혁신형 제도는 설계도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주객이 전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가제도 개편 핵심…혁신형·준혁신형 차등 우대

정부는 오는 8월부터 약가제도를 개편해 연구개발(R&D) 투자 수준에 따라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혁신형 제약기업에만 약가 우대 특례를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혁신형과 일반 제약기업 사이에 '준혁신형 제약기업'을 신설해 연구개발 투자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체계로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이란 정부가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과 신약 연구개발(R&D) 실적 등을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이나 제네릭의 약가 산정률은 기존 53.55%에서 45%로 조정된다. 다만 혁신형 제약기업은 최대 5년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49%의 약가 산정률을 적용받는다. 새롭게 도입되는 준혁신형 제약기업은 최대 4년간 47%의 산정률을 적용받은 뒤 일반 제약기업과 동일한 45%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조정된다. 

약가제도 개편안 제약기업 약가산정률 변화 /그래픽=비즈워치

사용량 증가에 따라 약가를 인하하는 사용량-약가 연동제(VA)에서도 혁신형 기업은 기존보다 감면 폭이 확대되고, 준혁신형 기업에도 새롭게 감면 혜택이 부여된다.

정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 발표 및 시행

이 같은 약가제도 개편에 맞춰 복지부는 지난 3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고시'를 개정·발령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우선 심사 총점을 기존 120점에서 100점으로 조정하고, 심사항목은 25개에서 17개로 간소화했다.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와 임상시험 수행 실적, 수출 규모 등 주요 평가지표는 정량평가 방식으로 전환해 객관성을 높였다. 또 필수의약품·희귀의약품 공급망 안정화 등 사회적 책임 활동을 평가하는 항목도 새롭게 신설했다. 외국계 제약기업은 연구·생산시설 국내 유치, 해외자본 투자, 오픈이노베이션 등 국내 산업 기여도를 반영한 별도 평가 기준으로 심사를 받는다. 

여기에 과거 리베이트 위반행위로 장기간 인증이 제한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인증 또는 인증 연장 심사 시점을 기준으로 5년 이전에 종료된 위반행위는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으며 행정처분이나 리베이트 제공액 규모 등 도덕성 평가 기준도 보다 구체화됐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요건도 강화된다. 현재는 최근 3년 평균 매출액 기준으로 △1000억원 미만 기업은 연구개발비 비중 7% 이상 △1000억원 이상 기업은 5% 이상 △cGMP 또는 EU GMP 기준 충족 기업은 3% 이상이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기업들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이를 각각 9%, 7%, 5%로 상향, 적용할 예정이다.

'준혁신형' 세부기준 미정…기업들 셈법 복잡

약가제도 개편과 함께 새롭게 도입되는 준혁신형 제약기업은 아직 세부 심사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공개된 기본 요건은 연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연구개발비 비중 5% 이상, 연매출 1000억원 미만 기업은 7% 이상이다. 다만 이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이 적지 않은 만큼 실제 인증 대상을 가를 세부 평가기준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 개편을 마무리한 뒤 내달 중 준혁신형 제약기업의 세부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잠정적으로는 약 20개 기업이 준혁신형 인증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하반기 공식 인증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업계는 준혁신형 인증 여부에 따라 약가 우대 수준이 달라지는 만큼 연구개발 투자 규모와 품목 포트폴리오, 중장기 경영 전략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다. 일반 제약기업으로 분류되면 혁신형·준혁신형 기업과의 약가 격차가 발생하는 만큼 기업들의 부담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정작 세부 심사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어떤 방향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사업 전략을 조정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증 체계 미완성에…"약가 개편 시기상조"

업계에서는 준혁신형 인증 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약가제도를 먼저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약가 우대 수준이 기업의 매출과 연구개발 투자 여력에 직결되는 만큼, 인증 체계가 먼저 완성돼야 기업들도 이에 맞춰 투자와 사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개발 투자 확대라는 정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준혁신형 인증 체계를 먼저 마련하고 기업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유예기간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혁신형 제약기업은 평가 항목과 배점, 인증 체계까지 모두 마련됐지만 준혁신형은 어떤 요건으로 기업을 선정할지조차 공개되지 않았다"며 "기업들은 어느 수준에 맞춰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야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준혁신형 인증 요건을 먼저 확정하고 기업들이 이에 맞춰 인증 절차를 마친 뒤 약가제도를 시행해야 예측 가능한 경영 전략을 세울 수 있다"며 "약가 우대의 기준이 되는 기업 인증 체계가 완성되기도 전에 약가제도부터 시행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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