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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실적' 삼성전자, 반도체에 모바일을 더했다

  • 2020.10.08(목) 09:45

[어닝 20·3Q] 영업이익 12.3조...전년비 58% 증가
화웨이 제재로 부품, 완제품 '반사효과'

삼성전자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를 뚫고 좋은 실적을 냈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년과 2018년을 관통했던 '분기 영업이익 10조원대'를 다시 회복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불거진 '반사이익', 그간 억눌렸던 수요가 분출한 '보복적 소비' 등으로 호재를 맞은 반도체, 스마트폰이 실적 개선 주역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8일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이하 연결 재무제표 기준)은 66조원, 영업이익은 1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사업본부별 세부 실적과 순이익은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다.

매출은 66조원으로 전년동기, 전분기와 비교해 각각 6.5%, 24.6% 늘었다. 분기 매출이 60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2019년 3분기 62조34억원을 기록한 이래 4분기 만이다. 

영업이익은 12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8.1%, 직전 분기 대비 각각 50.9%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10조원대에 이른 것은 2년전 2018년 4분기 10조8005억원을 기록한 이후 2년여 만이다. 증권업계 전망치였던 10조3980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을 훌쩍 넘었다. 영업이익률은 18.6%로 2분기 연속 상승했다. 

주력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실적 개선 주역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사업부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낸 것에 더해 디스플레이(DP) 사업부도 분투했다.

반도체 사업부는 2분기 연속 코로나19를 뚫고 호실적을 냈다. 증권가는 이 사업부가 3분기 5조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사업부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뒤, 올해 2분기 들어 비대면 업무· 수업 등의 수요에 힘입어 5조원대 이익을 회복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거래 제재를 앞두고 중국 통신장비·휴대폰 업체 화웨이가 8월 하순 메모리 반도체 물량을 대거 사들여, 반도체 사업부가 호재를 맞았다고 보고 있다. 

DP 사업부는 6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고객사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수익성이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사업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올해 1분기 -2869억원, 2분기 2984억원의 영업손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스마트폰, 가전 등 완제품 사업도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4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어닝 쇼크' 수준으로 평가 받았던 올해 상반기(1분기 2조6496억원, 2분기 1조9500억원) 실적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제재에 따른 화웨이 제품 출하 부진, 애플 신제품 출시 연기 등 경쟁사 악재 속 갤럭시폴드2, 갤럭시노트20 등 고부가 제품 출시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텔레비전(TV) 등이 주력인 소비자 가전(CE) 부문은 1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4년 전인  2016년 2분기 기록한 종전 최고치 1억296억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관측된다. CE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8050억원을 기록한 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된 올해 들어선 오프라인 매장 폐쇄 등의 여파로 1분기 4653억원, 2분기 7193억원을 기록하는 등 그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초기 소비를 줄였던 소비자들이 '집콕족'으로 생활 양식을 바꾸며 고부가 TV, 공기청정기 등을 구매하면서 CE 부문이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다가오는 4분기에는 실적에 일부 조정이 올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이 수익성이 약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서버용 D램 고정거래(도매)가격은 지난달 평균 개당 122달러로 전월 128달러보다 4.7% 떨어졌다.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아마존, 구글 등 서버용 제품 고객들이 올해 상반기 쌓아둔 재고를 줄이기 위해 제품 구매를 줄이고 있어서다. 서버용 D램은 삼성전자 D램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40% 후반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트렌스포스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서버용 D램 가격이 올해 하반기 상반기보다 약 13~18%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 매출 63조6163억원, 영업이익 9조5394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에서는 D램 출하량이 정체되고 D램, 낸드 평균 공급가격 하락폭이 전분기와 유사한 6%, 8%를 기록해 이 부문 영업이익이 4조2000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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