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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산뜻한 봄 실적…기대 부푸는 '딥체인지'

  • 2021.05.20(목) 17:24

[워치전망대-어닝인사이드]
SK하이닉스 영업익 비중 50% 넘어
신사업·상장·분할 등 큰 변화 '주목'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 1분기 봄을 맞아 대폭 개선된 실적을 쏟아내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그룹 실적에서 비중이 큰 SK하이닉스가 여전히 견조한 실적을 내놨고, 지난해 극도로 부진하며 그룹 전체실적에 찬물을 끼얹었던 SK이노베이션은 흑자전환했다. 2분기부터는 최태원 회장 주도로 추진중인 '딥체인지'(Deep Change, 근본적 변화) 가속화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주요 계열사의 신사업 추진과 분할, 상장 등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prtsy201@

굳건한 SK하이닉스, SK이노의 부활

20일 비즈니스워치가 집계한 SK그룹 주요 계열사 8곳(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SK텔레콤·SK네트웍스·SK가스·SKC·SK케미칼·SK머티리얼즈, 이상 매출액 순)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총 2조4966억원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 이들은 4569억원의 영업손실을 합작했다.

흑자전환은 단 하나의 회사 때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SK이노베이션이 1조775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나머지 7개사 영업이익 1조3183억원을 까먹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SK이노베이션이 효자 노릇을 해냈다.

이 회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02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가량 감소한 9조2398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3681억원으로 전년 1조5521억원보다 줄었지만 적자를 이었다.

석유사업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석유사업은 작년에 1조6000억원 적자였으나 이번에 416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미국 한파에 따른 공급 차질로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이 확대됐다. 

신성장동력인 배터리사업은 외형을 키웠으나, 투자 확대에 따라 수익성은 악화됐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80% 늘어난 5263억원, 영업손실은 전분기보다 670억원 이상 늘어난 176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100% 자회사)과의 분쟁을 마무리하면서 불확실성을 털었다. SK는 LG에 지급하는 배터리 소송 관련 합의급(9763억원)을 반영한 1분기 세전손실이 5276억원이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5% 증가한 1조324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8% 늘어난 8조4942억원, 당기순이익은 53% 증가한 993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이지만, 개인용컴퓨터(PC)와 모바일에 적용되는 메모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다.

D램은 모바일과 PC, 그래픽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전분기 대비 제품 출하량이 4% 증가했다. 회사는 D램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3%라고 공개했다. 이를 토대로 D램 매출액을 파악하면 약 6조2010억원 수준이다. 전년보다 19.6%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낸드 매출액 규모도 파악해보면 2조390억원 수준이다. 전년보다 18%가량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29% 정도 늘어난 3888억원이었다. 매출액도 7.4% 증가해 4조7805억원이다. 본업인 이동통신 부문이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확대로 인해 상승세를 탔고,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다른 사업도 고르게 성장했다.

SKC와 SK케미칼도 대폭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SKC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75%나 증가한 818억원이었다. 이는 2012년 국제회계기준 IFRS 적용 이후 최대 실적이다. 2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 화학사업 합작사 SK피아이씨글로벌, 인더스트리소재사업 부문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SK케미칼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무려 811%나 증가한 73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사업의 고른 성장과 함께 양대 성장축인 코폴리에스터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호실적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폴리에스터 사업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7% 증가한 189억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537억원에 달하며 흑자전환했다.

SK머티리얼즈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7% 정도 늘어난 621억원이었다. 특수가스 가격과 판매량 등이 전분기대비 안정적으로 유지된 영향이다.

SK네트웍스와 SK가스는 부진했다. SK네트워크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5% 감소한 264억원에 그쳤다. 정보통신, 홈케어(SK매직), 모빌리티(SK렌터카, 스피드메이트 등) 렌탈 분야는 실적이 견조했으나, 글로벌·워커힐 사업부문이 전년보다 부진한 영향이다.

SK가스의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56%나 줄어든 376억원이었다. SK가스의 부진은 LPG(액화석유가스) 국제가격 상승으로 매출액은 늘었으나 코로나19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에 따라 대리점 실적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2분기도 하이닉스·이노?…신성장 사업도 주목

2분기도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중심의 활약이 일단은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재택 관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2분기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다. D램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낸드플래시 역시 시황이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다. 설비투자(CAPEX)는 예상보다 강한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투자분 일부를 올 하반기에 조기 집행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도 견조한 실적이 기대된다. 주력 석유 사업은 2분기에 코로나19 영향의 완화로 수요가 회복돼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배터리 사업은 해외 공장의 1분기 양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성장을 기대했다. 그러나 투자 지속에 따른 적자는 적어도 올해까진 이어질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에는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에 방문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가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관련기사: '최태원 앞장, 삼성 실탄'…미국에 40조+α 투자(5월20일)

SK텔레콤의 경우 기존 유무선 사업과 신사업을 분할해 성장 페달을 밟겠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는 10월 주주총회를 거쳐 11월 내 재상장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ADT캡스, 원스토어 등을 상장하겠다는 계획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SK케미칼의 경우 2분기에도 코폴리에스터에 대한 수요 증가와 제약품 라인업 확대 영향으로 양호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사업으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다. SKC는 경기회복 등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되나, SK머티리얼즈와 SK가스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증권가는 관측하고 있다. 1분기에 실적이 부진했던 SK네트웍스와 SK가스는 코로나 상황 개선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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