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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신고채널 오픈…무료 서비스도 보상 검토"

  • 2022.10.19(수) 15:25

남궁훈 대표 사임…홍은택 단독 체제로
자체 데이터센터 비롯 인프라 투자 확대

카카오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유료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피해 보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이번 서비스 장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함께 자체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남궁훈(왼쪽)·홍은택 각자대표가 19일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남궁훈·홍은택 대표, 대국민 사과

카카오는 19일 경기도 성남시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 보상 방안을 공개했다. 공개안에 따르면 카카오는 유료 서비스뿐 아니라 무료 서비스 등에 대한 보상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고객센터 등을 통해 받았던 피해신고 접수를 별도의 신고채널을 개설해 받기로 했다. 이렇게 신고받은 내용을 기반으로 보상 대상과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보상 일정에 대해 홍은택 대표는 "유료 서비스에 대한 보상은 바로 하고 있지만, 무료 서비스의 경우 피해 신고를 받고 정책을 세워야 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접수 채널은 최대 2주 정도일 정도는 열어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남궁 대표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 재난대책 소위원회를 맡아 재발 방지 역할을 맡기로 했다. 남궁 대표가 물러나면서 카카오는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에서 홍은택 단독 체제로 바뀐다.

남궁 대표는 "(이번 사태로 IDC 센터가) IT 회사 운영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해당 영역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더 깊게 이뤄져야 한다는 반성이 있었다"라며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재난대책 소위원회를 맡아 재발 방지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카카오뿐 아니라 대한민국 IT 분야 전반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번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작업·운영 도구 이중화 안 돼 복구 지연"

이번 서비스 장애는 지난 15일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발생했다.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T, 다음, 멜론,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서비스가 작동하지 않았다. 메일·톡채널 등 서비스는 사태 발생 나흘째인 18일까지도 복구되지 않다 이날 들어서야 정상화됐다.

카카오는 서비스 정상화가 지연된 데 대해 서비스 주요 데이터와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기본적인 이중화 조치는 되어 있었으나,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 도구에 대한 이중화가 되어 있지 않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자동으로 배포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자동 배포에 필요한 도구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자동화 배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데이터센터 자체가 셧다운된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판단에 오류가 있었고, 판교 데이터센터가 전체 서버의 30% 전체를 담당하는 메인 데이터센터여서 피해가 컸다"고 했다.

재난 대응 훈련이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홍 대표는 "카카오톡은 트래픽이 굉장히 많은 서비스이기 때문에 트래픽이 폭증할 때를 대비하는 훈련은 굉장히 많았다"면서도 "이번처럼 데이터센터 셧다운을 대비한 훈련을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는 국민 대다수가 쓰는 카카오톡이 공공성을 띠는 서비스가 됐지만, 그에 부합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이에 이번 사태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홍 대표는 "무엇보다 이번에 복구가 늦어진 이유를 고통스럽더라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복구가 완료되는 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업계 전체에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장애 리포트를 발행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남궁 대표는 "우리뿐 아니라 업계 전체의 재발을 방지하려면 스스로의 치부를 드러내야 할 수도 있지만, 이것도 카카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항공 규정은 피로 쓰였다'는 말이 있듯 우리 IT 산업도 이 길을 갔으면 한다"고 했다.

인프라 투자 확대로 유사 사고 막는다

카카오는 이번 재발 방지를 위해 단기적인 대책과 장기 대책을 병행하기로 했다.

먼저 판교데이터센터의 운영이 안정화되는 대로 작업·운영 도구 이중화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2개월 안에 유사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도 확대한다.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는 4600억원을 투입해 내년 중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다. 시흥에서도 오는 2024년 데이터센터의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은택 대표는 "자체 데이터센터는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방화, 내진과 같은 방재시설을 더 안전하게 구축할 예정"이라며 "안산과 시흥 데이터센터를 각각 4000랙, 8000랙 규모로 지어 늘어나는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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