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자본 500만원으로 외부 투자 없이 창립 10년도 안돼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기업이 있다. '미니 생활가전'과 '홈뷰티'라는 생소한 조합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는 '앳홈'의 이야기다.
앳홈은 올해도 성장 모멘텀을 이어나가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7년에는 매출 5000억원의 금자탑을 쌓겠다는 구상이다.
양정호 앳홈 대표이사는 9일 서울 성동구 앳홈 본사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고 그간의 성과와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음쓰'와 '뷰티'의 공통분모를 찾다
앳홈은 지난 2018년 문을 연 스타트업이다. '인간이 삶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집에서의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 답을 내놓기 위해 시작했다.
양정호 대표이사는 점점 바뀌는 주거 환경에 주목했다. 높아지는 주거비용, 1인가족 및 핵가족의 증가 등으로 더이상 '대형' 생활가전의 경쟁력이 없다고 봤다. 그렇게 3kg의 미니 건조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앳홈의 시작이다.
양 대표의 '촉'은 적중했다. 3개월 만에 미니건조기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니 식기세척기를 출시하며 소형 가전 시장에서 자리잡기 시작한다.
앳홈이 본격적으로 성장을 한 것은 음식물처리기를 발매하면서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기피하는 음식물쓰레기를 집에서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생활가전을 내놓은 거다.
음식물처리기가 이미 시장에 없던 것은 아니지만 가격경쟁력과 품질로 승부를 봤다. 경쟁사 제품 대비 두 배 가량 저렴한 가격에 성능은 뒤지지 않는다는 게 양 대표의 설명이다. 3kg 미니건조기 출시때 자리잡은 '소형가전'이란 앳홈의 정체성을 입혀 크기에 대한 불편함도 줄였다.
이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데 성공했다. 앳홈 측은 현재 시장에서 약 25% 가량의 점유율로 이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뷰티' 분야다. 피부과 등을 방문하지 않아도 집에서 쉽게 전문적인 피부 관리 경험을 할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 역시 소형 가전처럼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것에 중점을 뒀다.
미니 생활가전과 뷰티분야는 접점을 찾기 어려운 분야임에도 성과를 냈다. 2023년 400억원대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1150억원 수준으로 두 배 이상 급성장했다. '집안의 생활을 편안하게' 라는 핵심 공통분모 속 고민의 결과였다는 게 양 대표의 설명이다.
앳홈, 이제 사업 '확장'의 시간
앳홈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건다.
소형가전은 무선청소기, 바디드라이어, 미니 김치냉장고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한 번 구매하면 재구매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생활가전의 특성을 고려해 가전에 필요로 하는 일회성 용품의 판매에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뷰티 분야는 '물방울 초음파'로 불리는 새로운 제품을 올해 초 출시한데 이어 피부 트러블 회복 기기 등도 연이어 출시하기로 했다.
판매처도 '국내'에서 '해외'로 넓힌다. 소형가전 부문은 올해 이탈리아에 음식물처리기 2000대 수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앳홈'의 이름을 해외에 알린다. 조만간 북미 시장에서도 수출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뷰티부문은 북미, 유럽 뿐만 아니라 국내 뷰티업계가 러브콜을 보내는 해외 곳곳에 진출을 시도하기로 했다.
사업을 넓히면서도 고객 불편은 최소화 한다는게 양 대표의 설명이다. 양 대표는 "고객경험 혁신, 고객가치 집중, 고객신뢰 구축 등을 기준으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파주에 품질연구소를 보유하고 있고 A/S 등도 내재화 해 빠르게 고객불편을 최소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외부의 자본을 유치해 사업의 규모를 넓힌다. 그간 외부 자본없이 자기자본으로만 사업을 영위해 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양정호 대표는 "명확하게 (성공의)확신이 드는 새로운 요소들이 많았는데 자금 요소 때문에 진행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라며 "자본의 힘이 있으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며 외부투자를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는 기업공개를 통한 주식시장 데뷔까지 목표로 한다는 게 앳홈의 계획이다. 앳홈은 오는 2027년 프리 IPO를 진행하고 2028년에는 시장에 데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확장과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