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매물로 나온 LIG손해보험에 환호하고 있다. LIG손해보험은 그간 높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오너 리스크 탓에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왔다.
하지만 지난 19일 구자원 LIG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LIG건설 기업어음(CP) 투자자 보상을 위해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LIG손해보험 주식 전량(1257만4500주, 20.96%)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다. 현대증권 외에도 한국투자증권(3만1000원→3만8000원), NH농협증권(2만8000원→3만9000원), 유진투자증권(3만원→3만9000원) 등이 목표가를 올렸다.
김태현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주주 지분 매각은 LIG손해보험 주가에 호재”라며 “그동안 대주주 리스크로 인해 경쟁사 대비 20% 디스카운트를 받아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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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전 분위기도 뜨거울 것으로 전망됐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권역에서 가장 매력 높은 매물이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높은 수익성과 성장성 덕분에 경영권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높을 것”이라며 “손해보험·생명보험·금융지주·증권을 넘어 재벌, 사모펀드들까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기순이익 창출력이 연간 1000억원(자기자본이익률(ROE) 2%)의 우리투자증권(지분 37.87%)을 1조원 이상에 인수하는 것보다, 당기순이익 2500억원(ROE 16%) 이상인 LIG손해보험(21.1%)을 5000억원에 인수하는 전략이 더욱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강력한 인수 후보군으로는 증권업계가 지목됐다. 이태경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정부의 금산분리 강화 기조 상 제조업 계열의 회사가 인수할 가능성은 낮고, 보험업계의 동종 결합은 시너지가 적은데다가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태경 애널리스트는 “복합금융그룹은 범위의 경제에 의한 수익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신한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그룹, 미래에셋금융그룹을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했다. 그는 특히 “한국금융지주가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경우 시너지를 확실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