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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숏전성시대]①리서치에도 `돌풍` 일으켜

  • 2014.03.21(금) 10:43

`진화하는 롱숏펀드` 인기 갈수록 고조
리서치 문화까지 바꿔..투자방법 변화조짐

롱숏펀드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롱숏펀드 대중화는 투자 지형도마저 바꿔놓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증권사들의 롱숏전략에 대한 심도있는 고찰도 시작됐다. 이미 대세로 자리잡은 롱숏전략이 일상적인 증시 투자의 정석으로 자리할까, 아니면 그저 2~3년 남짓한 유행에 그칠까. 롱숏전략이 투자자들이 원하는 마지막 정답일지 투자자 측면에서 속속들이 들여다봤다.[편집자주]

 

요즘 증시에서 가장 '핫' 한 키워드는 바로 '롱숏'이다. '사다(long)', '팔다(short)'를 뜻하는 두 단어는 시장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일상적인 용어로 쓰였지만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생소했다. 하지만 오를 종목을 골라 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릴 종목까지 골라 파는 전략이 증시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과거 매수 일변도의 시장에서 롱숏전략은 상당히 큰 변화다. 게다가 투자 대상과 범위를 넓혀가며 진화하고 투자 지형도까지 바꿔놓고 있다.

 

◇ 갈수록 인기 높아지는 롱숏펀드

 

지난해 펀드시장의 다크호스는 롱숏펀드다. 올해 역시 변함이 없다. 롱숏은 갈수록 더 대중화되고 있다. 롱숏펀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지지부진했던 박스권 증시에서 살아남기 알맞고 예전처럼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욕심내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서 자연스럽게 주목받을 수밖에 없던 셈이다.

 

지난해 초만해도 2000억원을 밑돌던 롱숏펀드 설정액은 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롱숏펀드로 유입된 자금만 5000억원이 넘는다. 국내 롱숏펀드는 27개 상품이 설정돼 있고 이 가운데 7개가 올해 신규로 설정됐다.

 

롱숏펀드 붐을 일으킨 장본인인 한국형 헤지펀드도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공식집계가 가능한 공모형 헤지펀드는 2조3000억원을 기록 중이고 사모형까지 포함하면 5조원 내외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 국내 롱숏펀드 설정액 추이(출처:동부증권)

 

 

◇ 롱숏펀드의 소리없는 진화

 

롱숏펀드는 몸집만 불린 것이 아니다. 롱숏전략을 통해 수익률을 추구하는 대상 또한 다양해졌다. 롱숏펀드의 소리없는 진화다. 지난해만해도 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 주를 이뤘지만 올해 들어 국내와 해외 자산간의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가 설정되는 등 자산 범위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이를테면 한일롱숏펀드는 한국과 일본의 경쟁업체간 수익률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나는 점이 활용됐다. 한국과 일본은 자동차와 화학, 철강, 정보기술(IT) 등 겹치는 산업구조가 많다.

 

아시아 전반으로 투자대상을 확대한 펀드도 있다. 아시아포커스 롱숏펀드는 한중일 3국으로 투자대상을 넓혔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의 정책 변화와 중국의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 리서치에도 변화..투자방법을 바꾸다

 

롱숏 전략이 전성기를 이루면서 증권사 리서치의 눈도 달라졌다. 롱숏펀드가 헤지펀드의 전유물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사로 이동하고 증시 전반에도 롱숏전략이 영향을 주자 이에 착안한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곳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중위험 중수익 전략으로 롱숏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증시에서 사고 팔수 있는 종목을 짝지어 제안했다. 롱숏전략이 유행하면서 이를 감안한 대응을 주문하는 곳도 있다. 삼성증권은 롱숏전략이 유행하는 만큼 기관들의 롱 포지션을 추종하고 숏 포지션에 해당하는 종목을 적절히 관리할 것을 조언하고 나섰다.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종목에 대한 매도 투자의견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나선 것도 롱숏 전략 유행이 가져온 신선한 바람이다. 최근 유진투자증권 등은 과감히 매도 의견을 내겠다고 공언했고 한화투자증권도 현대미포조선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하는 등 매도와 보유 투자의견 비중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매도 의견 확대는 증권업 악화에 따른 투자자들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기도 하지만 롱숏전략이 유행하면서 매도 전략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줄어든 것도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송호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롱숏을 동시에 하면서 투자자로서는 투자기회를 최대로 활용해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며 "또 숏이 많이 나온다면 기업이 일시적이든 구조적이든 문제가 있다는 시그널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효율성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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