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2015 마켓 키워드]①불과 1년 전인데

  • 2014.12.08(월) 09:57

`美QE 역사속으로` 불안했던 시장 안정 찾아
지배구조개편·배당·초이노믹스 등 새이슈 부각

벌써 연말이다. 올해도 다사다난했다. 수치만 놓고보면 코스피는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증권업황은 까마득했던 어둠이 이제 막 걷힐까 말까하는 순간을 맞고 있다. 곧 말의 해가 가고 양의 해가 온다. 내년은 시장도, 증권업계도 양처럼 순하고 무탈한 해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나 순한 양을 괴롭히는 형국일까? 키워드를 중심으로 올해 시장과 증권업을 뒤돌아보고 내년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지난해 이맘 때로 돌아가보자. 당시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점쳐젔던 화두는 꽤 여럿이 꼽힌다. 반면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이슈가 혜성처럼 나타나 시장을 달구기도 했다. 이를테면 지배구조 개편과 배당, 초이노믹스다.

 

글로벌 이슈는 예상했던 방향대로 흘러갔다. 다행스럽게도 혹여 우려했던 위기는 없었다. 증권업은 한동안 칼바람이 불어닥친 후 여름 들어 오랜만에 한숨을 돌렸다.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삭풍은 그래도 가라앉은 모양새다.

 

◇ 지난해 관심사 살펴보니

 

지난해 비즈니스워치가 제시한 올해 마켓 키워드는 테이퍼링(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그래듀얼 로테이션, 엔저, 금과 셰일가스, 롱숏펀드, 디플레이션, 증권업계 인수합병(M&A), 제2의 동양이다. [2014마켓 키워드]①`경제 들었다놨다~` 테이퍼링

 

예정대로 미국은 테이퍼링을 지속한데 이어 지난 10월 6년에 걸친 양적완화를 종료했다. 다행히 시장 충격은 크지 않았다. 미국이 인위적으로 풀었던 돈을 거둘 것이란 우려로 지난 2013년부터 시장은 수차례 요동쳤지만 시간이 갈수록 진폭은 줄었다. 내년에 미국은 결국 금리를 올리겠지만 시장이 어느정도 준비가 돼 있다는 점에서 지난 2013년과는 분명 다르다.

 

엔저 여파도 지속됐다. 기업 실적은 곤두박질쳤고 한국 경제와 증시에 부담을 줬다. 2000포인트 근방에서 올해 첫날 거래를 마감한 코스피는 여전히 1900선을 맴돌고 있다. 올해 역시 코스피는 박스권의 저주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다만 시장이 두려워했던 환율 충격이 코스피를 속절없이 끌어내리지도 않았다. 양적완화 종료는 이머징인 한국에도 부담이지만 그에 따른 달러 강세는 달러대비로는 원화 약세를 이끌었다. 하나를 주고 하나를 얻은 셈일 수도 있다.

 

◇ 일상이 된 셰일가스와 디플레

 

"금의 시대는 끝났다."

 

적어도 내년까지 이 같은 선언은 유효해 보인다. 올해 역시 금은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하는데 실패했다. 반면, 셰일가스는 승승장구했다. 셰일가스 가격이 치솟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유가는 급락했다. 여기에는 글로벌 수요 둔화 여파도 있지만 셰일가스 혁명이 수급의 질서를 바꾼 것이 크게 작용했다.

 

전 세계의 부양 바람이 돈을 풀어내고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결국 금값이 뛸 것이란 전망 또한 틀린 것으로 판명나고 있다. 올해도 물가는 쉽게 오르지 않고 있다.

 

물론 시장이 우려했던 디플레이션 망령도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하지만 좀처럼 오르지 않은 물가와 성장 둔화로 최근까지 계속 반복되고 있는 화두다. 

 

◇ 지배구조, 배당 그리고 초이노믹스

 

올해 시장을 뜨겁게 달군 이슈 중에는 시장이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도 꽤 있다. 올해 초입부만해도 삼성그룹을 필두로 한 지배구조개편 이슈나 외신도 주목한 최경환 경제팀의 초이노믹스, 배당투자 활성화는 올해 내내 증시를 지배하다시피 했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증시를 짓눌렀다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대형 기업공개(IPO)와 M&A가 이어지면서 시장도 울고 웃었다. 7월 최경환호가 출범한 후 한국 증시도 잠시 비상했다.

 

외부환경과 잘 맞물린 영향도 있지만 초이노믹스란 신조어가 등장하고 기업소득환류세제가 출현하면서 배당주는 가치주에 이어 든든한 날개를 달게 됐다. 기업배당에 대한 논의도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이들 이슈는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밖에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 발언으로 불 붙은 통일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한동안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는 통일 관련주는 물론 통일펀드가 출현했다. 중국 외국인적격투자자(RQFII) 획득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상하이와 홍콩 증권거래소 교차매매를 후강퉁 출범 등 중국 관련 이슈도 한해 동안 증시에서 넘실댔다.

 

◇ 롱숏펀드의 진화는 계속된다

 

지난해 시장의 집중조명을 받았던 롱숏펀드도 여전히 관심권이지만 초반에 너무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이 문제였다. 박스권 장은 지속됐지만 코스피가 올해 중반 2000선을 돌파한데다 비슷한 롱숏펀드가 난무하면서 성과는 예전만 못했다. 대신 롱숏전략 대상이 해외로 확장되면서 롱숏펀드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증권업계의 인수합병(M&A) 여부도 주목받았다. 올해 NH농협증권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업계 1위로 도약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과 금융당국이 기대했던 만큼 M&A 도미노가 일어나진 못했다. 매물로 나왔던 증권사들은 인수자를 찾지못해 하나 둘 씩 자취를 감췄고 내년에도 대형증권사  매각이 여럿 예정돼 있지만 또다른 빅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