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채권시장 개방은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디다. 하지만 후강퉁과 선강퉁에 이어 홍콩과 중국 간 채권시장을 개방하는 채권퉁 역시 빠르게 수면 위로 부상 중이다.
중국 채권의 경우 주식과 달리 거래시장이 여러 개로 나뉘어져 있고, 감독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당장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채권시장 개방 쪽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중국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거래 플랫폼 일원화와 신용등급 체계 등 관련 인프라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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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권퉁도 논의..中 채권투자 매력 더 높여
중국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후강퉁, 선강퉁 등 주식시장 개방뿐 아니라 채권시장의 문호를 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중국 채권시장은 지난 1월 현재 30조7000억위안 규모로 전 세계에서 세번째로 크다.
이미 지난해 중국 위안화 직거래가 허용되고 한국이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자격을 획득하면서 중국 채권 투자 기회는 더 커졌고 그만큼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국내에서는 매력적인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저금리 시대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후강퉁처럼 채권시장이 개방되면 투자 매력은 물론 홍콩과 중국 간 금리 차가 크게 축소되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훨씬 원활해질 전망이다. 현재 잔존만기가 8년 정도 남은 홍콩의 딤섬본드는 3.4%대 후반에서 거래되지만 중국 상하이에서는 3.8%로 훨씬 높은 편이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일환으로 위안화 사용을 높이기 위해서도 채권시장 개방은 필수 조건이다.
◇ 거래소보다 은행간 시장 더 활발..일원화 난제
다만 채권시장 개방 작업이 앞선 주식에 비해서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주식과 다르게 현재 중국 본토의 채권시장은 3곳으로 나뉘어 거래되고 있어 이를 하나로 모으는 작업부터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예고한다.
중국의 채권 거래는 은행간 시장이 국내 채권거래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의 채권 거래 비중은 5%선으로 낮은 편이다. 나머지 창구인 상업은행 창구 매매는 거래소보다 비중이 더 낮다. 은행간 시장의 경우 각각의 지역에서도 창구가 일원화돼 있지 않고 다수간의 거래로 이뤄지기 때문에 홍콩과의 교차매매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일단 거래소를 통한 교차매매가 가능해진다면 상대적으로 거래가 더 활발한 은행간 채권시장 개방 작업도 완전히 불가능한 과제는 아니다.
홍콩 투자자들은 기존의 장내시장에서 활용되는 중국의 2개 청산소를 그대로 활용하면 되고, 중국 투자자들이 홍콩 채권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일원화된 시스템을 마련하면 된다. 일부에서는 홍콩의 증권금융 당국이 하나로 통합되는 거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방법으로 제안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의 장내 채권시장 결제를 담당하는 청산소 2곳 가운데 한 곳이 채권퉁을 위한 플랫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감독·세제 등 복잡..신용등급 신뢰 회복도 관건
채권시장은 금융당국의 감독이나 세제 문제도 훨씬 더 복잡하다. 각각의 거래가 중개인을 통해 제시되는 매수·매도 호가에 의해 가능하기 때문에 모니터링이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아서 로우 파인브릿지 매니저는 "중국 규제당국으로서는 자본 통제나 국경간 자본 흐름을 포착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홍콩과 중국 간 이자 기간 계산 등이 다른 점도 일부 극복해야 할 부분으로 지목된다. 홍콩과 다른 역외시장은 365일 단위로 연 이자를 계산하지만 중국은 360일 단위를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기준과 다소 동떨어진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 채권의 신용등급 체계에 대한 신뢰 회복도 중국이 채권시장 완전 개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