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과 헬스케어 업종으로 대변되는 바이오주들이 최근 심한 부침을 겪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미래 유망산업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실적 대비 고평가 논란이 일었고, 이후 주가가 급락해 버린 것.
이는 최근 IT주 버블 논란과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다. 일부에서는 실제 바이오주 거품을 경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기술주와 마찬가지로 성장성을 감안하면 버블이 결코 아니라는 주장이다. 다만 바이오주란 이유만으로 주가가 우후죽순 오르는 것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옥석 가리기 조언이 부쩍 늘어난 이유다.
◇ 버블 경계선 넘나드는 바이오주
실적보다는 성장성에 투자하는 바이오주의 경우 거품 논란이 항시 있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나서면서 코스닥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뛰었고 버블에 대한 경고음이 터져 나왔다.
한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코스닥과 거래소 상장 업체들의 주가 상승률 상위 30개 업체 가운데 80%가 바이오 업체였다. 특히 대부분 비정상적으로 주가가 오른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1년간 KRX 헬스케어 지수와 코스닥 제약 지수는 각각 90%와 120% 이상 급등한 상태다.
유진투자증권은 "중소형주 시장에서 바이오 버블이 형성되며 시장 건전성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정부 의도와 달리 머니 게임으로 돌변하면서 버블이 붕괴되면 고통이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현재 바이오 버블은 과거 IT 버블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 "과거 실적보다 미래 가치 따져야"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바이오주가 갖고 있는 성장성 자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제약과 바이오의 현 시가총액 정당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고 꿈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회사도 있겠지만 현 버블 논란은 과도기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다.
기존 주식투자 대상인 제조업의 경우 과거 실적을 통해 미래 실적을 추정했지만 제약과 바이오는 미래가치가 선반영돼 있고 밸류에이션이 과거 업적에 대한 보상이 아닌 미래 성장성 지표로 작동하고 이를 활용한 주식투자가 수용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해외에도 적자임에도 파이프라인 가치를 인정받아 시가총액이 큰 업체들이 많으며 국내 일부 업체도 이런 글로벌 업체들의 과거의 모습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도 "우호적인 거시 환경이나 기술력 향상, 정책 기대와 자금 유입에 따른 유동성 모멘텀을 고려할 때 바이오주의 단기 주가 과열 부담이 잠재해 있지만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 성장통 불가피…옥석 가리는 중
다만 버블 논란과 함께 급등락을 연출하면서 옥석 가리기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성장통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상대적인 밸류에이션이나 기술적 분석 상 성장통으로 보이지만 하락 리스크는 불가피하다"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최근 중소형 바이오업체들은 전임상 단계 물질만 확보했다는 뉴스만 나와도 급등하고 바이오사업을 추가한 곳도 고공행진하고 있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검증도 하지 않은 뉴스에 의존한 매매를 하는 것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결국 임상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가치판단을 통해 진짜 버블과 가짜 버블을 결정할 수 있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SK증권도 "최근 제약 바이오 기업의 장기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등 무형자산화 처리와 관련해 기업 회계 처리 기준이 보수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업체별 옥석 가리기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