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상장사들의 주주총회 개최 시간 및 장소 변경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대관이 취소돼 주총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주총을 불과 열흘 앞두고 다른 곳으로 장소를 변경하는 등 애를 먹기도 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9일) 대신증권 등 총 8개 상장사가 코로나19 여파로 주총 시간이나 장소를 변경한다는 내용의 정정공시를 냈다.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 대신증권은 당초 오는 20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을지로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하려 했으나 대관이 갑자기 취소되면서 일정과 장소를 바꿨다.
대신증권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기존 장소의 대관 취소로 장소를 변경한다"라며 "이동시간을 고려해 개최시간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매년 주총을 개최하던 장소가 아닌 서울 중구 사옥 인근의 파고다 종로타워로 주총장을 변경했다. 주총일을 불과 열흘 앞두고 급하게 바꾼 것이다.
타이어 제조사인 넥센타이어는 코로나19 관련 집단행사 방역관리 지침에 따른 준비 시간이 늘어나자 주총 시간을 다소 늦췄다. 넥센타이어는 오는 24일 경남 양산시 본사 강당에서 9시에 열릴 예정인 주총 시간을 두시간 늦춘 11시로 변경했다.
아울러 주총소집 정정공시를 통해 투자자에게 "코로나19 관련 위험지역 방문자, 발열 및 호흡기 질환자 등의 감염의심자 및 마스크 미착용자는 총회장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회사는 총회장 출입이 제한된 주주들을 별도의 장소에서 주총 진행 및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닭고기 생산·판매를 하는 코스닥 상장사 체리부로는 주총 대관 시설이 일시 폐쇄되면서 부득이하게 장소와 시간을 바꿨다. 체리부로는 주총장을 충북 진천군에 있는 인재개발원에서 청주시 체리부로 오창사옥으로, 주총 시간을 24일 오전 10시에서 오전 11시로 변경했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주주들에게 주총장을 직접 방문하기보다 전자투표 또는 위임장을 활용한 의결권 행사를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사전에 공고한 주총장인 서울시 강남구 현대해상 대강당을 폐쇄하고 다른 장소로 바꿀 수 있다고 소개했다.
현대모비스는 "총회장 입구에서 체온측정이 있을 예정"이라며 "이때 발열(37.5℃이상) 또는 기타 감염의심증상을 나타내는 주주는 총회장 입장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코오롱플라스틱과 아모그린텍, 팬스타엔터프라이즈, 엑시콘 등의 상장사가 코로나19 감염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대관시설 폐쇄 등으로 주총장이나 일정을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주총 개최일을 코 앞에 두고 대관이 갑자기 취소되어 대체 장소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