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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인플레 수혜 원자재 주목…환헤지되는 ETF 유리"

  • 2021.01.15(금) 14:03

황병진 NH투자증권 원자재 애널리스트 인터뷰
올해 강세장 진입 시도 예상…추가 상승 여력 충분
달러화 강세 전환 등은 주의…환 헤지 상품에 관심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코로나19의 여파로 산업금속 섹터 내 대표 자산인 구리가격은 연저점까지 추락한 이후 가파른 반등을 거듭하며 가치를 높여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런던금속거래소에서 톤당 8100달러(한화 약 889만원) 선을 돌파한 구리 가격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등 구조적인 강세장 진입을 강하게 예고한다.

지난해 동기 대비 10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구리 가격에 대해 NH투자증권에서 16년 째 글로벌 원자재 시장만 분석해온 베테랑 애널리스트인 황병진 연구원은 올 한해도 이 같은 추세적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리포트를 통해 올해 구리가를 톤당 9000달러(한화 약 988만원)로 상향 제시한 바 있는 황 연구원에게 급격한 가격 상승 배경과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소들에 대해 물었다. 이와 더불어 투자 적정 상품 및 유의 사항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그는 대외적인 수급 여건, 통화정책에 따른 금리 기조, 달러화 약세 현상 등이 구리가격의 오름세를 상승세를 지지할 재료로 지목했다. 구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원자재들이 달러로 거래되는 자산이기 때문에 환율에 민감한 것을 고려, 환헤지 상품 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자산으로서 구리의 가장 큰 매력은에 대해 설명해달라.

-구리를 비롯한 산업금속(Industrial Metals)은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와 동행하는 대표적인 경기 민감 자산이다. 지난해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를 겪은 글로벌 경기가 장기 회복 사이클로 전환되는 현 시점에서 이와 동행하는 산업금속, 그 중에서도 구리는 구조적인 강세 시도가 예상된다. 

전 세계 소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소비국 중국을 둘러싼 경제 낙관론 속 수요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올해는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도 확장적 재정정책 하에서 인프라 투자 모멘텀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전 세계 구리 공급 부문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 속 광산생산 위축에서 일부 개선이 예상되지만 그 속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잔존해 타이트한 실물 수급 상황이 구리 가격 강세를 지지하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아울러 달러 약세 및 위안화 강세 전망 또한 구리 가격 강세를 지지하는 또 다른 원동력이다.

▲구리가 상승을 억제하거나 반감할만한 리스크는 없는가.

-최대 소비국, 즉 중국 경제 낙관론 후퇴, 또는 위안화 약세 전환(달러 강세 전환)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 대두 시 수요 전망을 악화시키고 위안화 약세는 중국 중심의 산업금속 구매력을 낮추는 최대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기적으로는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또는 긴축 전환 신호 출현 시 달러 강세가 불가피해 구리 가격 상승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명목금리 상승 보다 실질금리 통제가 원자재 시장 강세에 더 중요하다고 했다. 어떤 차이가 있는가.

-통상적으로 명목금리 상승은 위험자산 선호 속 안전자산 수요 후퇴 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한편, 글로벌 경기 회복기 초입 명목금리 상승은 보통 통화정책 완화 기조 유지 하에 실질금리 통제와 기대 인플레이션 확대에 기인한 것이다. 

기대 인플레이션 확대에 따른 명목금리 상승은 대표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원자재시장 전반에서 강세를 견인한다. 반면, 실질금리 상승은 통상적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기대 인플레이션 급락) 또는 통화정책 긴축 신호 출현 시 발생한다. 

향후 실질금리의 상승이 전자보다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실질금리 상승에 따른 명목금리 상승은 달러 강세를 동반하기 때문에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과 같은 시장 발작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구리가격은 많이 오른 상태다.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보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올해 경기 회복 기대가 유효한 가운데 중국과 선진시장 중심의 수요 기대와 타이트한 공급 여건이 여전한 실물 수급 상 구리 가격 강세를 지지한다. 여기에 미국 블루웨이브 하에서 달러 약세(위안화 강세) 전망도 유효해 구리 가격의 추가 상승 시도가 전망된다.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당초 톤당 8000달러로 제시한 올해 구리 가격 목표를 9000달러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구리 투자 상품에 지속적인 자금 유입세가 관찰된다. 과열 측면은 없는가.

-선물시장 투자자(비상업) 순매수가 2개 분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점은 단기 과매수 경계심을 자극할 수 있다. 글로벌 매크로 흐름의 단기 불확실성 대두 시 한시적인 차익실현 매물의 빌미가 될 수 있으나 여전히 타이트한 수급 전망과 외환시장 전망을 감안할 때 조정은 중기 관점의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동성 장세에서 대부분 자산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반면 구리 가격은 지난 2011년 기록한 사상 고점(톤당 1만 달러 상회)까지 아직 충분한 여력이 있다는 점에서 여타 자산대비 과열 우려는 낮다고 판단한다.

▲자산 배분 차원에서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조언 부탁 드린다.

-올해 자산배분에서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큰 폭으로 후퇴한 원자재, 리츠, 인프라 등의 실물자산에 대해 비중 확대를 권고한 바 있다. 올해는 구리뿐만 아니라 산업금속, 그리고 에너지, 귀금속, 농산물로 대표되는 원자재 시장 전반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확대에 대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원자재 펀드, 종합원자재 ETF와 같은 상품들의 비중 확대를 추천하고 추가 수익(알파)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톱픽으로 제시한 구리, 또는 산업금속 관련 파생형 및 주식형 상장지수상품(ETP·상장지수펀드 및 상장지수증권 등) 상품 등을 포함해 권고한다.

▲구리 이외에 주목할 만한 원자재가 있는가. 투자 가능 상품도 소개해달라.

-올해 상반기는 기대 인플레이션 확대에 기인한 명목금리 상승이 실질금리를 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상반기 동안은 구리를 비롯한 산업금속 섹터뿐만 아니라 에너지·귀금속·농산물 섹터 등 원자재 시장 전반의 투자 매력은 유효한 상황이다. 

그러나 하반기는 백신 접종 이후 코로나19 완전 종식 기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귀금속 섹터는 비중을 점차 줄여나갈 것을 권고한다. 농산물 섹터도 현재 작황에 영향을 미치는 라니냐 재료의 소멸이 예상된다. 연말까지 안정적인 투자가 예상되는 섹터는 구리 중심의 산업급속과 에너지 부문이 될 것이다.

▲구리 뿐 아니라 원자재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에게 조언 부탁드린다. 

-구리를 비롯한 대부분 원자재 시장은 미국 달러로 표시되어 거래되는 자산이다. 달러 가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을 유의해아 하는데, 2021년 예상되는 달러 약세 전망 하에서 원자재 강세가 예상되는 반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시 원자재에서 발생한 수익이 달러 약세로 일부 상쇄될 수 있어 환헤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 점에서 국내 상장 코덱스(KODEX), 타이거(TIGER) 등 원자재 ETF들은 환헤지(H)된 상품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올해 원자재 투자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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