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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in ETF]②미국도 한다는데…국내 출시는 감감무소식

  • 2021.10.21(목) 08:47

美 SEC, 비트코인 선물 ETF 승인
운용사, 만들까 말까…당국 눈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콧대 높은 미국 시장 데뷔에 성공하면서 그간 실체 없는 투기적 자산으로 치부되던 가상화폐의 입지에 획기적인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비트코인 ETF 출시로 국내외 주식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고됨에 따라 관련 종목 및 상품에 미치는 파급 효과와 더불어 국내 시장 진입 가능성 등을 두루 점검해 보고자 한다.[편집자]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미국 뉴욕 증시에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돼 성공적인 첫 거래를 마친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한국 시장에 비트코인 ETF가 언제 등장할지에 있다.

그러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국내 금융당국에서 비트코인을 여전히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ETF 상품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첫 비트코인 ETF 데뷔 성공

비트코인 ETF는 8년에 걸친 상장 시도 끝에 결국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빗장을 열고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미국 ETF 전문 운용사 프로셰어즈(ProShares)의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ProShares Bitcoin Strategy ETF, 종목코드 BITO·비토)'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ETF는 미국에서 상장된 첫 비트코인 관련 ETF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계약을 추종한다.

BITO는 상장 첫날인 지난 19일 시가 40.88달러로 출발해 장중 42.15달러까지 치솟는 등 시종일관 상승세를 보인 끝에 41.9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상승률은 4.85%에 달했다. 둘째 날인 지난 20일(현지시간)에도 BITO는 기세를 이어가며 전 거래일 대비 3.20% 오른 43.28달러로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비트코인은 지난 20일 오후 6만6000달러(약 7750만원)를 돌파하는 등 지난 4월 사상 최고가였던 6만4899달러(약 7630만원)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세계 최대 금융시장인 미국에서 제도권 투자 상품으로 첫 거래를 시작하자 비트코인 현물과 함께 동반 상승할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쏠린 영향이다. 

운용사들은 '눈치보기' 

미국에서 첫 비트코인 선물 ETF가 출시되고 이를 계기로 시장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전고점을 돌파하자 국내 자산운용업계도 비트코인 ETF 출시를 타진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국내 금융당국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투자 가능 유가증권인지에 대해서 법적 정의를 내려주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내 운용사들이 우회적으로 미국, 캐나다 등에 상장된 비트코인 관련 선물을 편입해 펀드 등으로 만들어 내는 방법도 고민해 봤으나 이 역시 불발된 상황이다. 실제 최근 일부 운용사는 ETF가 아닌 블록체인 암호화폐 관련 펀드 출시를 검토했으나 당국의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해외 파생상품시장에서 거래되는 파생상품은 장내파생상품으로 인정돼 통상적으로 CME의 비트코인 선물 역시 국내 상품에 활용할 수 있지만 정책적으로 막혀 있는 상태다. 앞서 일부 국내 선물사들이 당국에 미국 비트코인 선물 상품 활용에 대한 의뢰를 했으나 금융당국은 해당 파생상품은 선물중개 대상 상품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일각에선 국내 운용사에서 미국에 상장한 비토 같은 해외 ETF를 재간접 펀드 형태로 운용하는 방식을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국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해당 상품 출시에 나설 운용사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미국이나 캐나다 등지에서 비트코인 관련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운용사들도 관련 상품 개발을 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상품 승인의 키를 쥐고 있는 금융당국이 요지부동의 자세라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고 푸념했다.

당국 "큰 틀에서 규제 먼저 만들어야"

업계의 이런 반응에도 당국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파급력이 큰 만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의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해 큰 틀에서 먼저 준비가 필요하다"며 "미국에서는 먼저 상품을 만들고 규제를 만들어 가지만 우리는 규제를 사전에 촘촘히 만들어 놓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비트코인의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당장 미국에서 상품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편입하기보다는 해외 비트코인 상품의 경과 추이를 보면서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TF 상품 개발과 출시 등을 지원하는 한국거래소는 "국내에선 가상자산과 관련해 이제 막 당국에서 논의가 시작된 상황으로, 아직 비트코인은 법적 투자 대상으로 인정받거나 제도화가 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정의가 먼저 마련된 뒤에 상품 상장 등에 대해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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