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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NICE' 주식 사들이는 회사의 정체는?

  • 2022.08.31(수) 07:00

[공시줍줍 PICK] 8월 31일 출근길에 살펴보는 주요 기업공시
NICE, 엔젠바이오, 영흥, AT세미콘, 에이팩트

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아침 7시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 공시PICK은 NICE 주식을 매입하는 회사의 정체와 이자율 0% 전환사채를 발행한 엔젠바이오, 토지와 건물을 판 영흥, AT세미콘과 에이팩트의 영업양수도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빚까지 끌어다 NICE 주식 사들이는 회사의 정체

NICE그룹(나이스그룹) 지주회사 NICE가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제출했어요.

이 회사의 주요주주인 에스투비네트워크(이하 에스투비)가 시간외매매로 NICE 주식 2만1381주(0.06%)를 매입했다는 내용이에요. 이로써 에스투비의 NICE 지분율은 기존 19.51%(739만2080주)에서 19.57%(741만3461주)로 높아졌는데요.

얼핏 보면 특별한 의미가 없는 공시같지만, 에스투비가 NICE 최대주주 일가의 가족회사라는 점, 그리고 최근 연이어 지분을 사 모으고 있다는 점을 파악한다면 단순한 지분매입 이상의 해석도 가능해요.

우선 에스투비는 이번 매입에 앞서 지난 6월 24일(14만주), 8월 11일(13만7000주), 8월 19일(26만1000주)에도 시간외매매로 NICE 주식을 연이어 취득했어요. 특히 8월의 주식 매입은 자기자금이 아닌 관계회사 나이스인프라(NICE의 100% 자회사)로부터 주식 담보 대출을 받아 마련한 자금을 활용했는데요. 

빚까지 끌어다가 주식을 사 모은 결과 에스투비의 NICE 지분율(19.57%)은 지난 6월 초(18.09%) 대비 현재 1.48%포인트 높아진 상황.

계속해서 NICE 주식을 사 모으는 에스투비는 NICE 최대주주인 김원우 디지털전략본부장이 대표이사 겸 최대주주(53.15%)로 있는 비상장 경영컨설팅회사인데요. 이 회사에는 김 본부장의 어머니와 동생도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요. 이사회 전원이 가족으로 이뤄진 회사이죠. 

김원우 본부장은 NICE그룹 창업자인 고(故) 김광수 회장의 아들로 부친이 지난 2018년 타계한 이후 지분을 상속받아 현재 에스투비는 물론 그룹 지주회사인 NICE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는데요. 

다만 김 본부장 개인이 가진 지주회사 NICE 지분율은 24.61%이고, 가족 지분까지 더해도 29.9%로 안정적인 수준이라 볼 수 없어요. 이처럼 낮은 지분율을 보완해주는 것이 바로 가족회사 에스투비인 셈이죠.

에스투비가 사 모은 NICE 지분(19.57%)을 더하면 김 본부장과 그의 가족들이 보유한 지분은 49.45%로 총 발행주식의 절반에 달해요.

한편 NICE 주주구성을 보면 김 본부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측 외에도 오케이저축은행이 눈에 띄는데요. 오케이저축은행은 작년 12월 NICE 지분 8.09%를 보유했다고 신고한 이후 최근 추가매입으로 지분율을 9.23%까지 끌어올렸어요. 지금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10%에 육박하는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투자목적을 변경한다면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신경 쓰일 수밖에 없어요. 

종합하면, 최대주주 일가의 가족회사 에스투비가 지주회사 NICE 주식을 사 모으는 건 경영권 안정을 위한 목적이 강하다는 점이에요. 최대주주 역시 최대한 저렴하게 주식을 사 모으고 싶기 때문에 당분간 주가 부양을 위한 정책을 펼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알아둘 필요가 있어요. 

엔젠바이오, 이자율 0% 채권발행 

암 유전자 데이터 분석용 소프트웨어를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일을 하는 엔젠바이오가 2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어요. 전환사채는 중간에 이자를 받으면서 추후 빌려준 돈을 돌려받거나 빌려준 금액만큼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죠. 

이번 전환사채는 특이하게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예요. 즉 돈을 빌려준 채권자는 사실상 이자보다는 추후 엔젠바이오의 주식전환을 목적으로 회사에 돈을 빌려줬다고 봐야겠죠. 전환사채의 채권자들은 사모만 전문으로 하는 여러 곳의 투자조합들이에요. 

채권자들은 추후 빌려준 금액만큼 엔젠바이오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요. 1주당 전환가격은 9290원이에요. 30일 기준 엔바이오 주가는 8290원인데요. 아직까지는 전환가격보다 시장에서 사는 가격이 더 저렴하기 때문에 전환에 의미가 없어요. 추후 전환청구가 가능한 2023년 9월 이후 엔젠바이오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른다면 전환가격의 메리트가 생기겠죠. 

만약 채권자들이 200억원 전액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엔젠바이오는 신주 215만2852주(전환가격 9290원 기준)를 찍어야 해요. 현재 총 발행주식 대비 17.22% 규모인데요. 만약 엔젠바이오 주가가 내려가면 전환가격도 늘어나 회사가 찍어야 할 신주수량도 증가해요. 반대로 엔젠바이오 주가가 올라가면 전환가격도 높아져 신주 수량은 줄어든다는 점. 

채권을 팔아 200억원 현금을 확보하는 엔젠바이오가 이 돈을 어디에 쓸지도 중요한 부분인데요. 엔젠바이오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에 각각 100억원을 사용한다고 밝혔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해외지사 설립과 미국실험실표준인증 연구실인 클리아랩(CLIA LAB)을 구축하고 이를 운영하는데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에요. 

그 밖에 간추려본 기업공시

철강부품, 자동차부품 등을 제조하는 영흥이 가지고 있는 토지 일부를 한팩이라는 회사에 판다고 공시했어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에 있는 토지와 건물 일부인데요. 처분금액은 약 48억원으로 영흥은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 확보를 위해 토지와 건물을 처분한다고 밝혔어요. 영흥은 2019년부터 해당 부지를 여러 회사에 쪼개 팔면서 현금을 확보해 왔는데요. 이번이 6번째 유형자산 처분공시라는 점 참고해주세요. 

반도체 후공정 전문업체인 AT세미콘이 여러 개의 반도체 칩을 하나로 묶는 패키징 영업부문을 에이팩트라는 회사에 팔겠다고 공시했어요. 에이팩트는 반도체가 제 기능을 하는지 검사하는 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 곳인데요. 에이팩트는 패키징 영업부문을 인수해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에요. AT세미콘은 패키징 영업부문을 팔아 72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예정인데요. 이를 신규사업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에요. 

이번 영업양수도에 반대하는 AT세미콘과 에이팩트 주주들은 회사에 내 주식을 사가라고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요. 증권사를 통해 9월 13일까지 반대의사를 접수하고 9월 14일~10월 4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되는데요. AT세미콘 주주들은 1주에 1475원, 에이팩트 주주들은 1주에 5253원의 가격으로 주식을 회사에 넘길 수 있어요. 두 회사 매도 회사가 사가겠다는 가격보다 현재 주가가 높기 때문에 이번 영업양수도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시장에서 주식을 파는 것이 더 유리해요. 

*[공시줍줍 PICK]은 매일 아침 8시 30분 유튜브 라이브방송 및 방송 직후 클립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어요. 유튜브에서 [공시줍줍]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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