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명단이 확정된 가운데 현직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중에선 유일하게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연초부터 증권가에선 차액결제거래(CFD)발 반대매매 사태, 카카오 에스엠 주식 시세조종, 라임펀드 특혜성 환매 등 이슈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현직 CEO들이 추가 소환될지 관심이 쏠린다. 여당과 야당은 앞으로 있을 금융감독원 국감과 종합국감에 소환할 명단을 두고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4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감사 증인과 참고인 출석 요구 안건을 의결했다. 오는 11일 금융위 국감이 열리는 가운데 최소 7일 전까지 증인 명단을 확정 지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날 통과된 안건에 따르면 정무위가 출석 요구하기로 한 일반증인은 19명, 참고인은 11명이다. 이중 금융위 국감에는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이사, 마크 리 애플코리아 영업총괄사장,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황국현 새마을금고중앙회 지도이사가 일반증인으로 채택됐다. 김현 이화그룹 소액주주연대 대표, 육건우 더퍼스트제이 부사장, 홍승태 SK텔레콤 고객가치혁신담당 부사장, 이재원 LG유플러스 MX혁신 그룹장,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 전무 등은 참고인으로 확정됐다.
증권사 현직 CEO로는 홍원식 대표가 유일하다. 그를 추천한 의원실 관계자는 "복수의 사안이 얽혀있다"며 채택 배경에 대해 말을 아꼈다.
증권업계에선 연초부터 굵직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관련 인사들이 국감에 출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가장 먼저 물망에 오른 인물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 4월 CFD발 하한가 사태와 연루된 회사 주식을 대량 매도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역시 소환 가능성이 점쳐졌다. 라임과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3대 사모펀드 재수사를 통해 다선 국회의원 특혜성 환매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해당 사모펀드의 판매사로 알려지면서다.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최희문 부회장도 유력한 소환 대상 중 하나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가 매매 정지되기 직전 보유하고 있던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팔아 차익을 얻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밖에도 메리츠증권은 전환사채(CB), BW 등 메자닌 형태로 다수 부실기업의 자금 조달을 도와 무자본 인수합병(M&A)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한국거래소는 (이화전기) 매매정지에 대해 잘못이 있고, 이 회사들이 발행한 CB, BW를 중개한 회사가 메리츠증권이었다"라며 "이 때문에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밝혔다.
증인 채택과 관련해 아직 여야가 논의할 시간은 남아 있다. 금감원 국감은 16일, 종합국감은 27일 열린다. 따라서 정무위는 증인 명단을 각각 6일, 20일까지 결정해야 한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금융권의 내부통제 문제가 가장 큰 이슈이자 관심 있는 부분인데 이번 금융위 국감에선 관련 증인들이 다 빠져 있는 상태"라고 지적하고 "종합국감 때 간사들이 관련된 증인도 논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