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충격 방지 위해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및 공매도 총량제 도입 필요'
'일반투자자 권익보호 위해 의무공개매수제도 다시 도입할 필요'
'증권사 리포트, 시장상황 관계없이 늘 매수가 대다수, 애널리스트 이해상충방지 규정 필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를 맡은 국회 정무위원회가 지난달 초 공개한 2022년 국정감사결과보고서 내용이다.
합리적인 자본시장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국감에서 지적된 사안들이다. 하지만 1년이 흐른 지금도 공매도 총량제 도입이나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도입, 증권사 매수 위주 리포트 문제 등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따라서 올해 국감에서도 해당 이슈들이 다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추가로 최근 자본시장을 뜨겁게 달군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와 올해 초 논란을 일으켰던 삼천리‧세방 등 대규모 주가폭락사태 등도 다가올 국감 현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매년 나오는 공매도 문제, 올해도?
주식을 빌려서 하락에 투자하는 공매도는 항상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원성이 높은 제도다. 때문에 공매도로 인한 기울어진 운동장, 공매도 시스템 개선 등은 매번 국감에 등장하는 단골소재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도 정무위는 개인투자자 보호와 주식시장 안정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하고 공매도 총량제 도입을 검토할 것을 금융위와 금감원에 요구했다. 공매도 총량제는 종목별로 발행주식수의 3~5% 이내로 공매도를 제한하는 제도다.
정무위는 또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불만과 의구심이 큰 만큼 금융위와 금감원이 제도 개선을 위한 고민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공매도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공매도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제도개선은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온 외국인 불법공매도 위반사실 공개뿐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무차입 공매도 적발시스템이나 공매도 총량제 등 공매도 제도개선 문제는 매년 거론되지만 개선이 없다"며 "올해 국감에서도 공매도 문제는 어김없이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발표만 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은?
지난해 정무위는 금융위에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도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특정 회사의 주식을 사들일 때 일반주주 주식도 공정한 가격에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매수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1997년 도입됐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며 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킨다는 우려 속에 1998년 폐지했다.
이후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공개 세미나를 열어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6월에는 기업 M&A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업결합신고 대상 기업에는 의무공개매수제도 적용을 유예하겠다는 보완책도 내놨다.
다만 아직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제도권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다. 도입을 위해선 자본시장법 개정안(지난 5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대표발의)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아직 정무위에 회부된 상태에 머물러있다.
매수 위주 리포트 문제, 또 지적할까
올해 6월 금감원은 국내외 증권사 10곳의 리서치센터 센터장들을 소집해 리서치 관행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리서치 관행이란 매수 위주의 의견만 내는 증권사 리포트 관행을 말한다.
우리나라 증권사 리포트의 대부분은 매수 위주의 의견을 내는 사례가 많다. 리포트를 통해 기업을 분석하지만 기업도 증권사 입장에선 고객이기 때문에 매도 리포트를 자유롭게 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해당 문제는 매번 국감에서 나오는 사안이다. 2021년 국감 때도 증권사 투자 리포트의 매수 의견 쏠림 현상을 위해 금감원이 개선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국감에서는 시장상황 관계없이 대다수의 증권사 리포트가 매수의견을 내는 만큼 미국의 애널리스트 이해상충방지 규정 등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매수 위주의 리포트 관행은 여전히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국감, 새로운 이슈는?
국회 정무위는 이달 12일과 16일 이틀 간 금융위와 금감원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해 국감에서 지적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공매도 문제 및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도입, 매수 위주 증권사 리포트 관행 문제는 올해 국감에서도 다시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는 최근 금감원이 발표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대한 추가 검사내용과 관련한 논란을 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 8월 사모펀드 재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선 국회의원(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혜성 환매를 받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해당 사모펀드 논란이 정치적 이슈로 번지기도 했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이번 국감에서 라임 등 사모펀드 관련한 이슈는 당연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감에서는 올해 4월 주식시장을 달궜던 차액결제거래(CFD)를 이용한 대규모 주가폭락 사태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불공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과징금 도입, 조기적발기능 강화, 거래소 시장감시시스템 전면 개편 등의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금융당국이 내놓은 제도 보완책의 적정성과 효과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전환사채(CB)나 자기주식 등을 이용한 자본시장 부작용 문제도 다룰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사모형태로 발행한 전환사채를 악용하는 행위는 불공정거래 행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