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이후 SK 주가가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재산분할에 필요한 막대한 현금을 확보하려면 배당 확대에 나설 수 있고, 근본적으로 주식담보대출 여력을 높일 수 있는 주가 상승이 뒤따를 수 있을 것이란 투자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SK 우선주 주가도 이틀 연속 상승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는 9시 48분 현재 전날보다 2.15% 상승한 16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항소심 판결이 나온 전날에는 9.26% 상승한 15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선고 공판을 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금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2022년 12월 1심에서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에 비해 위자료, 재산분할금이 각각 20배 늘어났다. 이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등을 '특유재산'으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던 1심 달리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의 재산 전체가 분할 대상에 포함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최 회장 측이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힌 만큼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다. 다만 대법원의 판단이 2심 결과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최 회장은 재산분할 자금 마련을 위해 조 단위의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SK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결국 SK 주가가 올라야 최 회장이 마련할 수 있는 자금도 늘어난다는 논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주가가 높을수록 담보여력도 높아져 더 많은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또한 대출받은 이후에도 일정 가격 밑으로 주가가 내려가면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다. 만약 반대매매로 지분을 상실하면 최 회장의 경영권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SK 측에서 일정 가격 미만으로 주가가 하락하지 않도록 주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배당 정책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재산의 상당 금액은 SK 주식이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SK가 배당금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배당금 확대 관점에서 SK 우선주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SK 우선주는 전날 8.53% 상승한 데 이어 31일에도7.93% 오른 14만7000원선에 거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