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퇴출 사정권에 들어온 상상인증권이 긴급히 액면병합을 결정하면서 상장폐지 방어에 필요한 시간을 벌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상인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액면가 1000원인 주식을 5000원으로 만드는 5대1 액면병합을 결정했다. 동전주 퇴출방안이 담긴 '상장폐지 개혁방안'의 시행을 단 하루 남기고 이뤄진 결정이어서 시장과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주식병합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는 오는 8월 7일에 열리며 병합신주 상장일은 오는 9월 8일이다.
병합 없었다면 8월 관리종목→10월 상폐 수순
사실 상상인증권은 현재 주가 흐름대로면 8월에 관리종목으로 지정 후 10월 상장폐지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았다.
상상인증권 주가는 지난 6월 1일(종가 995원) 1000원 아래로 떨어진 뒤 28거래일 연속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로 거래되는 등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9일에는 주당 713원으로 장을 마치며 5월 7일 1401원 이후 불과 두 달여만에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지속적인 주가 하향흐름에 올 여름 1000원선 복귀도 현실적이지 않았다.
특히 1일부터 시행중인 '상장폐지 개혁방안'에 따라 상상인증권이 증권업 최초로 동전주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지도 주목을 받았다. 상장폐지 개혁방안은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즉시 상장폐지(형식적 상폐)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소급적용은 하지 않고 7월 1일 이후 연속 동전주 여부만 따지지만, 현재 흐름이 이어진다면 7월 1일 이후 30거래일이 되는 8월 12일 관리종목 지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45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인 경우 오는 10월 22일이 상폐 기준일이 된다. 상상인증권이 지난달 30일 긴급히 이사회를 열고, 주식병합 결정을 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상상인증권은 병합의 목적이 '적정 유통주식수 유지'라고 공시했지만, 현실적으로 '동전주 탈피'가 주된 목적으로 꼽힌다.
주식병합을 하면 병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매거래 중단으로 상폐 기준이 되는 거래일수를 벌고, 병합에 따른 인위적인 주당 가격효과도 당분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상상인증권 관계자는 "(동전주로) 거래일이 연속하는 경우 관리종목지정 등 상폐 기준이 있어서 이사회를 열어 액면병합을 결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상상인증권은 이번 주식병합으로 오는 8월 20일부터 9월 8일까지 14일간 거래가 중단된다. 게다가 병합 이후에는 주당 가격이 5배 오르기 때문에 한동안은 동전주 상폐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남광민 법무법인 린 상장자문팀장(공인회계사)은 "연속 거래일 동전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이 되더라도 곧바로 액면병합으로 주가가 오르면 상장폐지는 피할 수 있다"며 "상상인증권은 5대1 병합이기 때문에 당장은 주가가 다소 하락하더라도 상폐 가능성은 없어보인다"고 전망했다.
당분간 주주환원 없다..."경영정상화 우선"
상상인증권이 액면병합으로 동전주 상폐를 겨우 피하게 됐지만, 주주환원 등 별도의 주가부양책은 당분간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상인증권은 2024년 4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지난해 비용절감을 통해 적자를 91억원까지 줄였고, 올해는 1분기 6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연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당가능이익의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자기주식 취득·소각이나 배당 등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상상인증권은 지난달 30일 제출한 2025사업연도 사업보고서(3월 18일 제출)의 정정공시를 통해 단기(6개월) 내 자기주식을 취득, 처분, 소각할 계획이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상상인증권 관계자는 "작년에 비용절감으로 적자폭을 80% 가까이 줄였고, 올해 1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중이지만, 현재는 경영정상화 과정에 있다"며 "주주환원도 다각도로 검토하겠지만 당장은 수익개선에 주력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