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7 TV홈쇼핑 설립을 추진중이다. 창의·혁신상품, 중소기업제품, 농축수산물 유통을 전담할 공영 홈쇼핑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미 홈쇼핑 회사가 6개나 있는데, 정부는 왜 또 새로운 홈쇼핑을 설립하려는지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또 새롭게 설립될 제7 홈쇼핑에는 문제가 없을지, 홈쇼핑 업계는 이 같은 시장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살펴봤다.[편집자]

'국내 1호 쇼호스트이자 국내 최초로 분당 억단위 매출 기록을 세웠던 쇼호스트…' '쇼호스트로 일하면서 지난 1년간 매출을 3000억원이나 올렸다. 이 정도면 걸어 다니는 1인 기업이다'
TV홈쇼핑하면 쇼호스트를 맨 처음 연상시키는 사람들이 많다. 같은 제품을 팔더라도 누가 파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쇼호스트는 1시간 만에 억 단위 수입차를 몇 대나 팔았다는 식으로 자신을 홍보하고 다닌다. 몸 값을 올리려는 전략이겠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홈쇼핑이 얼마나 장사가 잘 되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요소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에서 홈쇼핑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지상파 사이 사이에
우리나라 지상파 직접수신가구 비율은 꾸준히 줄어 2013년 말 기준 6.8%에 불과하다. 나머지 93.2% 가구는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을 통해 TV를 시청하고 있다.
게다가 유료방송은 채널권을 갖는다. 물론 정부가 행정지도라는 명목 하에 채널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본래 어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몇 번 채널에 배치하느냐는 유료방송 사업자의 권한이다. 대부분은 지상파방송을 5, 7, 9, 11번으로 설정하고 그 사이 사이에 홈쇼핑을 배치한다.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지상파방송 간 채널 이동을 하려면 홈쇼핑을 안 볼래야 안볼 수 없는 구조다. 또 홈쇼핑을 본 경험이 있다면 대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홈쇼핑을 보고 있으면 구매 충동이 생긴다는 이치다. 그래서 누구나 한 번쯤은 홈쇼핑을 통해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해 봤을 것이다.
때문에 국내 홈쇼핑 전체 매출규모(TV방송·인터넷 포함)는 작년 약 4조6000억원으로 2009년 2조6000억원 대비 2배 정도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로 따지면 15.5%에 달한다. 영업이익도 약 6800억원, 영업이익률은 15.0% 정도로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추세적으로 보면 최근에는 성장률이 주춤하고 있다. 순이익은 2008년 2087억원, 2011년 5859억원으로 늘었지만 2012년 4671억원으로 꺾였다. 2011년 6번째 홈쇼핑인 홈앤쇼핑 등장 이후 경쟁이 치열해졌고, 인터넷·모바일 등 다양한 상거래 활성화로 유통경로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잘 날 없다'
현재 홈쇼핑은 GS홈쇼핑, CJ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등 총 6개나 된다.
이들은 방송법상 상품소개와 판매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PP로 분류되며, 일정한 요건만 갖춰 등록하는 일반 PP와 달리 5년마다 정부 재승인을 받고 있다. 설립부터 운영까지 정부 규제에 많이 노출된 산업이다. 즉 홈쇼핑이 6개 된다는 것은 정부가 그 만큼 많이 허가를 내줬다는 뜻이다.
이중 농수산홈쇼핑으로 2001년 출범한 NS홈쇼핑은 농축수산물 전용으로, 홈앤쇼핑은 중소기업 전용 성격의 홈쇼핑사로 2011년 출범했다. 나머지 4개사는 대기업 계열사가 최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구조다. 특히 홈쇼핑은 제품을 선별해 판매방송을 한다는 측면에서 갑의 위치에 놓여 있다.

그렇다보니 각종 이슈에서 벗어날 날이 없을 정도다. 지난 4월에는 롯데홈쇼핑의 납품비리가 불거지며 충격을 줬고, 8월에는 NS홈쇼핑이 카드깡 대출 사건에 휘말리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GS홈쇼핑이 납품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홈쇼핑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불공정거래, 납품비리 등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홈쇼핑 산업 전반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모범 모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