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시도하고 있는 넥슨이 엔씨소프트로부터 주주제안서에 대한 답변서를 전달받았다. 하지만 넥슨은 답변 내용의 공개 여부를 놓고 돌연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 앞서 주주제안서를 보낼때만해도 엔씨소프트의 현 경영진에 날을 세워 여론몰이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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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10일 엔씨소프트로부터 우편을 통해 주주제안서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넥슨은 지난 3일 엔씨소프트에 주주제안서를 보내 자사가 추천하는 이사 선임 주주의안 제안과 주주명부 열람, 전자투표제 도입 등 3가지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을 이날까지 회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넥슨 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시한에 맞춰 회신했으나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에 대해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비공개로 답변을 전달한 이유에 대해 "최대주주가 요청한 대로 관련 내용을 최대주주에게만 전달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부에서 엔씨소프트가 넥슨이 제안한 핵심 요구에 대해 거절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넥슨 또한 일단은 주주제안서에 대한 답변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방향을 잡았다. 당초 주주들의 권리를 내세우며 주주제안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넥슨은 엔씨측에 보낸 주주제안서를 지난 6일 언론에 이례적으로 공개하면서 엔씨소프트를 압박했다. 주주제안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이유에 대해선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란 명분을 들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과도한 경영 간섭"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두 회사의 갈등이 자칫 폭로전으로 치달으면서 진흙탕 싸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만 했다.
이런 가운데 넥슨이 신중 모드로 전환한 것은 엔씨소프트가 주주제안에 대한 입장에 대해 입을 다물자 넥슨도 일단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넥슨 관계자는 "내용을 진지하게 검토해보고 결정할 것 같지만, 입장을 밝힐지, 밝힌다면 언제할지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결국 아직은 넥슨의 입장 정리가 안된 상황이라 이날 엔씨소프트 이사회가 정한 2014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 안건만으로는 주총때 양측의 큰 충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이사회는 내달 27일 정기주총을 개최하기로 했다. 넥슨의 경영 참여 선언과 맞물려 관심 사항이었던 등기임원 선임과 관련해서는 7명의 이사회 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주총때 임기가 만료되는 김택진 대표의 재선임 안건만 다루기로 했다. 넥슨이 김 대표 선임 건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무난히 주총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12일 이사회에서 결정한 2014년도 결산배당 규모를 확정했다. 주당배당금은 3430원(액면가 500원)으로 시가배당률은 1.9% 수준이다. 특히 총배당금은 685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120억원(주당 600원)의 5배가 훨씬 넘는 것으로 증시 상장(2000년 7월)은 물론 회사 설립(1997년 3월) 이후로도 최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