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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콘서트+아이돌 콘텐츠 '대세된 이유 있었네'

  • 2021.01.04(월) 13:18

[일상의 디지털]
비대면 콘서트, 공간제약 없어 흥행 신기록
플랫폼 업체, 아이돌로 오리지널 경쟁력 갖춰

SM그룹의 슈퍼엠은 지난 4월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통해 '슈퍼엠-비욘드 더 퓨쳐'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했다.[사진=SM엔터테인먼트]
SM그룹의 슈퍼엠은 지난 4월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통해 '슈퍼엠-비욘드 더 퓨쳐'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했다.[사진=SM엔터테인먼트]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공연장의 풍경이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K팝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아티스트와 팬들을 연결하기 위해 비대면 방식의 이른바 '랜선 콘서트'를 많이 선보이고 있는데요.

온라인을 통한 가수와 팬의 만남은 이전부터 많았으나 지난해에는 코로나 여파로 더욱 활발했습니다. 온라인 공연은 비록 오프라인에서의 생생함과 짜릿함이 덜하지만 최신 IT 기술 지원에 힘입어 새로운 형태의 볼거리, 즐길거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돌 팬덤문화의 사업적 기회를 엿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랜선 콘서트에 승부수를 걸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잘 만든 온라인 콘서트 하나가 열개의 현장 콘서트 못지 않은 '대박'을 터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간 제약 없는 랜선 콘서트, BTS 공연 75만 몰려

공간을 초월하고 티켓팅 전쟁에서 자유로운 랜선 콘서트가 코로나 시대 새로운 대중문화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랜선 콘서트는 기존 현장과 달리 물리적 장소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세계 각국의 팬들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좌석을 확보하기 위해 벌이는 티켓팅 전쟁도 덜합니다.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멤버 백현은 지난 3일 온라인으로 솔로 콘서트를 개최했는데요. 네이버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한 콘서트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120개국 약 11만명의 팬들이 몰렸습니다.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의 콘서트 최대 수용인원이 5만인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두배 이상이 '안방 1열 관람'을 했던 것입니다. 

흥행에 성공한 랜선 콘서트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연예 기획사 SM은 지난해 4월 네이버와 손잡고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라는 온라인 콘서트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현대카드의 초대형 콘서트 '슈퍼콘서트'와 같이 SM의 온라인 특화 공연을 새로 시작한 것인데요. 

첫 공연은 SM의 어벤저스 그룹 '슈퍼엠(SuperM)'이 장식했는데 여기에 세계 109개국 7만5000명의 팬들이 몰렸다고 합니다. 약 24억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성공적인 랜선 콘서트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콘서트에는 네이버의 첨단 인터넷 기술이 도입되어 비대면 공연의 완성도를 끌어올렸습니다. 8K 화질의 동영상을 끊김 없이 실시간 전송하는 기술을 비롯해 고성능의 오디오 장비 없이도 입체적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는 이머시브 오디오(Immersive Audio) 등이 라이브 콘서트 뒷단에 들어갔습니다.  

BTS는 지난 6월 온라인콘서트 '방방콘 The Live'를 멀티뷰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했다. [사진=위버스]
BTS는 지난 6월 온라인콘서트 '방방콘 The Live'를 멀티뷰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했다. [사진=위버스]

K팝의 새로운 이정표를 쓰고 있는 방탄소년단(BTS)는 랜선 콘서트로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BTS는 작년 6월 '방방콘 더 라이브'라는 콘서트를 했는데요. 무려 75만6000명이 온라인 콘서트를 시청, '기네스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이 콘서트에는 미국의 라이브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 '키스위 모바일'의 기술이 접목됐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화면 안에서 6개의 앵글로 공연을 중계하는 멀티뷰 라이브 스트리밍 등이 도입된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안방에서 관람하는 팬들도 응원 도구를 들고 현장 분위기를 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팬들은 콘서트 생중계를 보면서 블루투스로 응원봉 '아미밤'을 연결했는데요. 이 응원봉 연결은 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가능했습니다. BTS 팬들이 응원봉을 흔들며 콘서트 분위기를 낸 인증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아이돌을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

랜선 콘서트 흥행 열기와 별개로 아이돌을 소재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활발하게 제작되는 추세입니다.

통신사 LG유플러스는 'U+아이돌라이브'라는 전용앱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차곡차곡 쌓고 있습니다.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이 등장하는 '아이즈원의 잇힝(Eat-ing) 트립'이란 콘텐츠는 지난해 5월 누적 조회수 700만을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LG유플러스는 이에 힘입어 얼마 전 시즌 2회를 추가하기도 했고요.

연예 기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위버스 플랫폼 등에 들어간 오리지널 콘텐츠는 총 147개에 달합니다.

OTT 플랫폼인 웨이브나 씨즌도 비슷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플랫폼 업체들은 이러한 독점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 놓고 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는데요. 아이돌이 등장하는 각종 예능이나 다큐 등의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이돌Live, '아이즈원의 잇힝트립' 시즌2. [이미지=LG유플러스]
아이돌Live, '아이즈원의 잇힝트립' 시즌2. [이미지=LG유플러스]

기업들도 엔터 사업 적극 확대

기존 현장 콘서트의 스케일을 능가하는 랜선 콘서트가 열린다거나 아이돌을 소재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늘어나는 것은 왜일까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코로나 시대 새로운 대중문화 소비 양식으로 비대면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팬덤 사업은 글로벌 인기 아이돌을 기반으로 할 경우 해외 시장 진출에도 용이합니다. 어떤 아이돌의 콘텐츠를 보유 및 제공하느냐에 따라 높은 파급력과 화제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 팬덤 문화는 아이돌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으로 확대 재생산이 가능합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덤 경제학은 간접 참여형 매출의 플랫폼화가 중요하다"면서 "직접 참여형 매출은 물리적 아티스트 활동으로 매출이 제한적이지만 간접 참여형 매출은 플랫폼을 통해 매출 확장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던 곳은 네이버였습니다. 네이버는 2015년 글로벌 라이브 커뮤니티 플랫폼 '브이라이브(VLIVE)'를 출시했습니다. 

브이라이브는 아이돌그룹 등 아티스트들과 팬들이 라이브로 소통하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입니다. 안정적인 라이브 방송 기술력과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지난해 브이라이브에서 아티스트의 라이브 횟수는 전년 대비 1.4배, 유료 공연이나 팬 미팅 횟수는 2.6배 증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공연이나 멤버십 가입 등 유료 콘텐츠 구매자도 전년보다 1.9배 늘었습니다.

브이라이브는 1억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글로벌 사용자 비중은 전체 사용자 중 85%를 차지합니다.

네이버는 엔터테인먼트기업과 협력도 적극적입니다. 네이버는 올해 SM엔터테인먼트 계열회사에 1000억원을 투자하고 3년 전에는 YG엔터테인먼트에도 10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네이버, 브이라이브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비엔엑스를 설립하고 지난해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와 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을 출시했습니다. 자체적으로 팬 커뮤니티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였죠.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뿐 아니라 다른 기획사 가수들도 입점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각 커뮤니티의 누적 가입자는 약 1920만명(중복 가입자 포함), 아티스트와 팬들이 올 한 해 동안 작성한 포스팅은 모두 1억1700만건에 이릅니다. 

엔씨소프트도 팬덤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케이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를 올해 초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유니버스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인공지능(AI) 음성 합성, 모션 캡쳐, 캐릭터 스캔 등의 기술력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결합해 차별화 전략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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