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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 구글·유튜브, 손해배상 가능할까

  • 2020.12.16(수) 16:57

[일상의 디지털]
코로나로 일상에 더 큰 영향 미쳐
서비스 장애 한국어로 안내 안해
방통위 "손해배상, 법 적용 방안 검토"

구글 웹사이트에 공지된 구글의 목표. 그러나 이용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최근 잇따라 벌어졌다. [자료=구글]

구글의 주요 서비스가 장시간 멈추는 사태가 잇따라 발생해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장애는 사소한 불편 정도가 아니어서 문제의 무게가 묵직합니다.

지메일로 업무상 중요한 내용을 주고받는 직장인이나 유튜브,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사업을 하는 사업자라면 더욱 그렇겠죠. 구글 맵으로 길을 찾고 있었다면 안전에도 위협을 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이같은 온라인 서비스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죠.

하지만 구글의 대처 수준은 기대 이하입니다. 일반 사용자는 찾기 어려운 곳에 '영어'로 설명을 조금 해놓은 게 거의 전부입니다. 전화를 걸어 설명을 듣거나 항의를 할 통로도 딱히 없죠. 정부도 현행법상 별다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해결 방법은 없을까요.

16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지메일, 플레이스토어, 클라우드, 문서도구, 지도 등 구글의 주요 서비스가 지난 14일 오후 8시30분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1시간에 걸쳐 먹통 되는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구글은 장애 발생 직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장애 사실을 공지했죠. 하지만 구글 공식 사이트에서 한국어로 설명하는 방식은 전혀 이뤄지지 않아 혼란이 더욱 커졌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구글을 상대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사실과 조치사항에 관한 자료제출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비스 중단 사실을 국내 이용자에 한국어로 공지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이용자에 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연락처를 고지했는지도 확인할 사안입니다.

이것이 지난 15일까지 진행된 것입니다.

그런데 16일 오전 6시29분 지메일이 또 서비스 장애를 일으켰습니다. 이 문제는 2시간 이상 지난 오전 8시51분에야 해결됐습니다. 지난 사례보다 무려 1시간 이상 서비스 장애가 지속된 것이죠.

이런일이 또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구글이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들은 한국인의 일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에 그리 간단한 문제도 아닙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서비스는 유튜브로, 무려 633억분을 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용자 수는 4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인 대부분이 쓴다는 것입니다.

지메일이나 문서도구, 클라우드를 주요 업무 수단으로 쓰는 직장도 상당히 많습니다. 구글 맵으로 길을 찾는 일도 흔하죠. 코로나 탓에 구글 클래스를 통해 수업을 하는 경우 교사와 학생 모두 '멈춤' 상태가 됩니다. 구글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면 일상이 멈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정부가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구글을 상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과기정통부가 구글에 시정명령 정도를 내릴 수 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과태료가 '최대 1000만원'에 불과합니다.

구글의 서비스 이용자들도 법적 구제를 받을 방안이 없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 서비스 장애가 4시간 이상 이어져야 손해배상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고 합니다.

4시간 이상이라면, 서울에서 부산으로 업무상 이메일을 전송하지 않고 마스크 착용 후 직접 차를 몰고 가서 만나는 게 빠를 정도죠.

이런 점에서 정부가 이번 사안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한국 이용자를 보호하는데 큰 관심이 없는 외국 기업에 대한 전반적 점검도 필요해 보입니다.

현행법으로는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으니까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10일부터 시행됐으므로 구글의 사례는 첫 적용 대상입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와 법적 구멍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나 봅니다. 이 법은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미국 인터넷 콘텐츠 기업(CP)을 겨냥해 이용자 차별 금지와 안정적 서비스 제공에 노력을 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까닭에 일명 넷플릭스법으로도 불립니다.

이소라 방통위 이용자보호과장은 "현재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현행법상 적용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검토중"이라며 "다만 손해배상은 정부가 강제하는 게 아니라 기준과 절차를 알리는 것이고, 이는 기업별 이용약관 등에 따라 진행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도 "4시간 이상이라는 조건을 2시간으로 바꾸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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