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모빌리티 新3강]②'절치부심' 티맵-우버…카카오 잡을까

  • 2021.11.05(금) 07:20

글로벌 호환성·기술 차별화 내세워
2022년 가맹택시 2만대 확보 목표

카카오가 택시 호출로 사실상 독주해온 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에서 물적분할로 떨어져 나온 티맵모빌리티가 세계최대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손잡고 이달 '우티'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아울러 한때 대형밴 '타다 베이직'으로 이름을 떨친 타다가 핀테크 기업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 품에 안기면서 심기일전하고 있다. 주요 모빌리티 서비스 3개사의 특징을 짚어보고 시장의 변화를 예상해본다. [편집자]

SK텔레콤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손잡고 카카오가 장악한 시장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티맵과 우버 두 업체는 카카오모빌리티와 비슷한 시기에 국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두 회사의 동맹 결과인 합작법인 '우티'는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로 갈고 닦은 기술력을 승부수로 내걸고 있다. 여기에다 글로벌 호환성을 카카오와의 차별화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가맹택시 규모를 확장하는 등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계획이다. 

경쟁 대신 동맹 택한 티맵·우버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말 SK텔레콤 내 모빌리티 사업단이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회사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모빌리티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전문 기업을 설립한 것이다. 핵심 자산은 모빌리티 플랫폼 '티맵'과 국내 2위 택시호출 서비스 '티맵 택시'다. 완성차용 티맵 오토, 티맵 대중교통, 티맵 주차 등 성장 사업도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모빌리티 생태계 확장을 위해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기로 했다. 그 중 하나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의 동맹이다.

두 회사는 카카오모빌리티와 비슷한 시기에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택시호출 시장에서 별다른 결과물을 내지 못한 공통점이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4월 출시한 택시호출 서비스 '티맵 택시'를 출시했다. 2위 사업자에 위치하고는 있지만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카카오모빌리티와 비교하면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지난 2013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우버 역시 국내 시장에서는 잇따라 쓴맛을 봤다.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X'는 위법성 논란과 택시업계의 반발로 사업을 접었고 이후 선보인 택시호출 서비스에서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두 회사는 결국 경쟁 대신 동맹을 택했다. 우버는 지난해 10월 티맵모빌리티에 약 5000만달러(약 591억원)을 투자했으며 합작회사 '우티'에는 1억달러(약 1182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우버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티의 지분은 우버가 51%, 티맵모빌리티가 49%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일 톰 화이트 최고경영자(CEO·오른쪽)와 김기년 운영총괄(COO)가 'UT 앱' 출시 기념 온라인 간담회에서 향후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우티 제공

통합앱 통해 시장 영향력 확대 나서

우티는 지난 1일 양사 앱을 통합한 'UT 앱'을 출시해 본격적인 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우선 카카오모빌리티·반반택시(코나투스) 등 경쟁사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서비스를 빠르게 도입할 계획이다. 혼잡시간대에 빠른 배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UT 플래시', 택시 합승 서비스인 'UT 풀'(가칭) 등을 선보인다.

관계 기관의 허가를 받는대로 '사전확정요금제'도 추가할 예정이다. 사전확정요금제는 실제 이용 금액과 관계없이 탑승 전 안내받은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기존 기계식 미터기와 달리 GPS 기반 앱미터기를 도입하는 것으로 지난해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다. 경쟁사들도 앱미터기를 활용한 탄력요금제, 사전확정요금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비스 등에서 뚜렷한 차별화를 내세우진 못했지만 우티가 내세운 결정적인 승부수는 '기술'이다. 국내 1위 내비게이션 기업 티맵모빌리티가 보유한 내비게이션 기술과 우버의 글로벌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티맵 내비게이션 기술을 통해서는 정교한 출발지와 도착지를 설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기사에게는 더욱 효율적인 운행을, 승객에게는 빠르고 안전하며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버는 세계 1만여개 이상의 도시에서 다년간 운행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우티는 양사의 기술을 결합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호환성도 강점이다. 경쟁사들과 달리 국내나 해외에서 별도 앱 설치 없이 동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이용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티 앱은 메시지 번역 기능도 탑재해 국내외 승객이 기사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택시업계와의 상생도 강조했다. 우티는 가맹택시 수수료율로 업계 최저 수준인 2.5%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과도한 가맹택시 수수료 등으로 비판을 받은 만큼 수수료를 낮게 책정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기사는 3.3%의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티는 가맹택시 수를 연내 1만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2022년 말까지 누적 2만대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만6000여대의 가맹택시를 확보했지만 우티 출범 전 우버택시는 1200대 정도에 머물렀다.

톰 화이트 우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택시 시장은 세계 5대 시장 중 하나로 우버의 글로벌 전략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 기사와 고객을 모두 생각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진적으로 선보이며 상생을 기반으로 하는 모빌리티 시장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