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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성장에 금융권도 진입…이통3사 '어쩌나'

  • 2022.12.09(금) 15:02

"금융권 적자 마케팅, 출혈경쟁 부추겨"
이통3사의 알뜰폰 '온도차'도 확연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알뜰폰(MVNO,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시장이 급성장하고 금융업자의 진출도 본격화를 예고하면서 이동통신업계 일각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적자를 감수하는 금권 마케팅'을 전개해 기존 영세 유통업체들이 유치한 가입자를 빼앗으며 시장을 교란한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론 5G 도입과 고가 스마트폰의 등장에 따라 틈새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한 알뜰폰이 이제는 이통사들의 먹거리를 잠식하는 현상에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분석이다.

쑥쑥 성장해 이통사 위협하는 알뜰폰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 규모는 10월 현재 1246만명으로 2019년 말 775만명 대비 61% 증가했다. 알뜰폰 가입자는 2018년 798만명에서 2019년 775만명으로 소폭 감소한 뒤 2020년 911만명, 지난해 1036만명을 넘어서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가계통신비 절감을 목표로 2010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과 함께 등장한 알뜰폰 시장은 한동안 지지부진했으나, 2019년 5G 상용화와 200만이 넘는 고가 스마트폰이 속속 등장하면서 알뜰폰의 저렴한 요금제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알뜰폰의 득세는 결과적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5:3:2로 장기간 유지한 시장 점유율 구도에도 균열을 만들었다.

알뜰폰의 10월 현재 이통시장 점유율이 16%를 넘으면서 이통3사의 점유율 구도가 40%, 23%, 21% 순으로 나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알뜰폰이 성장에 속도를 내면 4:2:2:2 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관측도 업계에서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5G 도입과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중단, 200만원이 넘는 고가 스마트폰의 등장이 이어졌다"며 "이에 따라 단말기 교체 수요가 감소하고 자급제폰, 중고폰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알뜰폰 가입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 방문한 고객이 리브엠 무제한 요금제 가입을 위해 직원에게 상담 받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제공

금융권까지 가세하면 어쩌나

이처럼 급성장하는 알뜰폰 시장과 관련 최근 이통업계 일각에서 문제제기하는 대목은 금융권 알뜰폰 사업자들이 기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올해 초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알뜰폰협회)는 KB국민은행이 내놓은 알뜰폰 'KB리브엠'이 과도한 원가 이하의 요금제로 판매해 사업자간 출혈 경쟁을 부추긴다며 상생협력을 촉구한 바 있다.

최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내년에 금융위원회가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지정하면 KB국민은행의 알뜰폰 KB리브엠과 같은 사례가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KMDA 측은 "KB국민은행뿐 아니라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은행들이 우후죽순으로 알뜰폰 사업에 진출해 수익을 볼 생각 없이 금권 마케팅 경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중소 유통업체들과 직원들은 거대 금융기관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인한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은행의 알뜰폰 사업은 이동통신업이 목표가 아니라 기존 금융업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효과를 내기 위한 수단으로 기능하므로 적자를 감수하면서 시장 침투에 나설 것이고 이에 따른 피해는 기존 업체들이 겪는다는 논리다.

KMDA 관계자는 "KB리브엠은 원가보다 낮게 책정된 시장파괴적 요금과 사은품 등 불공정한 경쟁으로 영세한 이동통신 유통업체들이 어렵게 유치한 가입자를 빼앗고 있다"며 "작년 국정감사 때 방송통신위원장으로부터 KB리브엠이 자급제 단말기 유통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도 가입자 뺏기 경쟁을 자제하고 알뜰폰에서 기회를 찾고 있었으니 알뜰폰 사업자 가운데 자본력이 가장 강한 금융권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T가 지난 9월 자사 이동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의 요금제 사용량 조회 및 청구·납부 변경 등이 가능한 통합 CS채널 '마이알뜰폰' 앱을 출시했다./사진=KT 제공

이통사 대응 방식은 '온도차'

다만 기존 이통업계가 알뜰폰 시장에 대응하는 디테일에 적지 않은 온도차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적극적 모습인 반면 SK텔레콤은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 점이다.

예를 들어 KT는 알뜰폰 통합 CS(고객서비스) 채널 '마이알뜰폰'을 출시해 24개 알뜰폰 사업자를 지원하고, 23개 알뜰폰 사업자 요금제 가입이 가능한 유심을 내놨다. 이같은 사업 지원을 통해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을 추구하고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게 KT의 입장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가 알뜰폰 브랜드를 기존 'U+알뜰모바일'에서 'U+유모바일'로 바꾸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 회사는 기존 알뜰폰 1위 사업자 LG헬로비전도 인수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은 KT와 LG유플러스 망을 쓰는 알뜰폰 가입자 규모와 연관이 없지 않다. 기존 이통시장 구도와 전혀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10월 말 기준 알뜰폰 시장에서 KT망을 쓰는 알뜰폰 가입자는 627만명으로 점유율이 51.2%에 달한다. LG유플러스는 362만명으로 30%에 육박한다. SK텔레콤은 237만명으로 19.3%에 그친다. 

이를 두고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알뜰폰 사업을 확장하면 자사 가입자가 줄어들고 오히려 저렴한 요금제 판매에 따라 수익성도 약화하는 등 자기시장잠식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한 반면, 기존 구도를 깨기 어려웠던 KT와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자회사를 통해 시장을 공략한 결과란 설명도 나온다.

가령 KT와 LG유플러스 입장에선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하면 관련 자회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외부 알뜰폰 업체로부터는 도매대가 매출도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알뜰폰 가입자 대상으로 IPTV 등 기존 사업과 결합한 상품 판매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알뜰폰 사업에 나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정적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이 건강하지 않은 방식으로 지나치게 성장하고 금융권 사업자까지 들어와 시장을 교란하면 기존 영세 유통업체의 위기를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이통 업계 전체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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