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신약 가치 키우기에 힘쓰고 있다. 이른바 '1품1조(한 제품당 매출액 1조원)' 전략이다. 경쟁사와 법적 분쟁으로 제자리를 걷고 있는 주가도 반등할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 3일 주식시장에서 대웅제약의 주가(종가 기준)는 10만7300만원으로 연초 이후 8.6%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1조2432억원으로 매출액 기준 5대 제약사(유한양행·종근당·한미약품·GC녹십자) 중 가장 낮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자체 개발한 신약 판매에 힘입어 별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2220억원으로 전년대비 5.2%, 영업이익은 1334억원으로 25.9% 늘어났다.
2022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펙수클루(펙수프라잔)'에 이어 지난해 당뇨병 신약인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 등의 출시효과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수익성이 높은 신약 제품을 토대로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주가는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의 하나로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소송이 꼽힌다.
대웅제약은 현재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제품인 '나보타'의 균주 출처를 두고 메디톡스와 국내에서 민사소송 중에 있다. 지난해 2월 1심에서 패소한 후 현재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법원에 1심 재판 후 제출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당장의 피해는 막은 상태지만 향후 재판결과에 따라 나보타의 국내외 판매가 중단될 위험을 안고 있다.
항소심은 내달 첫 변론기일이 열리며 내년 하반기 전후로 결론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재판이 대법원까지 가면 소송기간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1심 패소로 대웅제약의 주가는 15만원 선이 깨졌고 단 한 차례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대웅제약 입장에선 주주가치 제고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신규 취임한 박성수 대표는 향후 3년 내 대웅제약의 시가총액을 지금의 2.5배 수준인 5조원대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대웅제약은 우선 자체 개발한 신약의 가치를 키울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자체 신약인 엔블로, 펙수클루, 나보타 3개 제품의 치료범위(적응증)와 글로벌 진출 국가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대웅제약은 신장질환을 가진 제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엔블로의 임상 3상 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펙수클루의 경우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나보타는 만성 편두통 치료제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 1, 2위 의약품 시장인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9년 나보타의 미국 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펙수클루의 현지 개발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소회기학회(DDW 2024)에 참여해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펙수클루 연구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의 경우 나보타와 펙수클루의 품목허가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엔블로는 2025년까지 중국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나보타와 비교해 아직 부진한 엔블로와 펙수클루의 시장 영향력을 키운다면 나보타 소송에 따른 리스크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엔블로와 펙수클루의 매출액은 46억원, 535억원(유비스트 처방액 기준)으로 나보타(1470억원)와 비교해 격차가 큰 편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나보타와 관련한 재판 최종 판결이 나오는 시점에는 나보타 외의 자체 제품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소송 우려로 인한 저평가는 제품 믹스 개선이 되면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엔블로, 펙수클루 등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발전시켜 주가 등의 주주가치를 제고하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