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유료 서비스를 통해 AI의 수익화에 나선다. 기존에는 무료로 이용자를 늘리고 수요를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점차 차별화된 유료화 서비스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단계에 들어섰다.
뤼튼 "올해 300억 매출 예상"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뤼튼이 지난해 10월말부터 부분 유료화를 도입한 '캐릭터 챗' 서비스는 불과 2개월 만에 총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료화를 도입한 지 한 달만에 월매출 10억원을 달성했고, 매출 성장세가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지난해 12월에만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뤼튼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뤼튼은 AI가 이용자와 나눈 대화를 기억하고, 맞춤형으로 대화가 가능한 AI다. 이중 캐릭터 챗은 산타클로스, 심리상담사, 외국 친구 등 다양한 캐릭터의 성격과 말투를 녹여내, 마치 그 캐릭터와 대화하듯 AI와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뤼튼은 캐릭터 챗에 더 높은 성능의 AI를 적용하는 '슈퍼챗'을 도입했다. 무료 서비스를 즐길 때보다 슈퍼챗을 활용하면 더 고도화된 대화를 즐길 수 있다. 뤼튼에 따르면 도입 3개월차를 맞은 지금도 슈퍼챗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뤼튼은 캐릭터 챗 유료화에 이어 AI 광고 플랫폼 '뤼튼 애즈'도 시작해 수익확대에 더욱 속도를 낸다. 뤼튼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광고 수익과 캐릭터 챗 매출의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연 매출액은 3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료구독은 기본…글로벌도 공략
액션파워의 AI 자동필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다글로'도 성공적으로 유료구독 서비스를 키워나가고 있다. 다글로의 전체 가입자 수는 140만명으로 2023년 1월과 비교해 약 7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유료 구독자는 2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조홍식 액션파워 대표이사는 "사용량, 속도 면에서도 이점이 있고,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횟수 제한 없이 마음껏 사용하고 싶은 이용자들이 유료로 전환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글로는 AI를 활용한 음성 받아쓰기 대화 서비스다. 대학생, 직장인을 중심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정확도 높은 AI 필기 외에 원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분석, 정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본인이 입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화할 수 있는 '다글로 챗'이 대표적이다.
라이너가 개발한 AI 에이전트 서비스 '라이너 코파일럿'은 일찌감치 유료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중요한 내용을 자동으로 강조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는 라이너 코파일럿은 전 세계에서 가입자 1000만명을 모았다. 라이너 측에 따르면 전체 유료 구독자의 60% 이상이 미국 이용자다.
올해는 AI 수익화 '원년'
IT업계는 지난해까지 AI의 대중화가 이뤄졌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수익화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 붐의 시작이었던 오픈AI의 챗GPT는 월 200달러(한화 28만원)에 달하는 챗GPT 프로 요금제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유료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네이버는 AI 번역 플랫폼 '파파고 플러스'를 출시하며 월 1만3000원에서 7만5000원까지 요금제를 세분화했다. 파파고 플러스는 문서와 이미지 번역이 가능하고 편집 기능까지 추가됐다. 한글과컴퓨터 또한 생성형 AI를 접목한 '한컴독스AI'에 월 6900원의 구독 요금을 매겼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AI 기술 자체에 집중했던 이전과 달리 대기업도 스타트업도 AI를 통해 매출을 올릴 수 있는지가 최대 관심사"라면서 "지속적인 서비스를 위해 올바른 수익모델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