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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음성 2만여건을 학습한 인공지능(AI)이 실시간으로 범죄를 가려낸다. 정확도가 99.9%라고 할 수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나날이 교묘해지면서 그 피해도 커지고 있다. 경찰청이 집계한 지난해 1~11월 국내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7257억원. 연말 사기 피해가 급증하는 것을 고려하면 연간 전체 피해액은 8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4472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78% 급증한 수치다.
그만큼 예방은 더욱 중요해졌다. KT는 실제 피해 사례와 시나리오를 AI에 학습시켜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차단하는 'AI 보이스피싱 탐지·알림서비스'를 개발했다. 최근 넉달간 KT그룹사 임직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마치고 지난달 22일 애플리케이션 '후후 통화녹음'을 통해 상용화한 신생 서비스다.
김준래 KT AX혁신지원본부 Customer부문 고객보호담당(상무보)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에서 진행한 비즈워치와 인터뷰에서 "2018년부터 AICC(인공지능고객센터)를 운영하며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인식하는 STT(Speech To Text) 기술을 계속 고도화해왔다"며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이스피싱 예방역할을 하기 위해 서비스를 내놓았고 초기 성과도 잘 나오고 있다"고 했다.
실제 출시 보름 동안만 10만여명이 앱을 내려받으면서 통화 72만건을 감시하고 보이스피싱 600여건을 잡아냈다. 더욱이 베타테스트 기간은 물론 상용화 이후로도 유의미한 오탐지 사례는 전무했다. 서비스 초기임을 감안하면 적잖은 성과다.
직관적인 작동 방식이 주효했다. 김 상무보는 "전화가 걸려오면 KT가 학습시킨 AI가 보이스피싱 여부를 감지하고 위험도에 따라 단계별로 노란색 '경고', 빨간색 '위험' 등 알림창을 화면에 띄운다"며 "당황한 수신자에게 피해 상황을 인식시키기 위해 진동도 동시에 울린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을 탐지하는 데이터베이스(DB)는 금융감독원의 '그놈 목소리(보이스피싱범 실제 목소리)' 2만1000건이다. 여기서 계좌번호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삭제했다. KT는 이런 처리 과정을 거친 DB를 국과수가 있는 강원도 원주에 직접 가서 받아 왔다. 이런 노력들이 더해져 네트워크가 아닌 온디바이스 AI 구현이 가능했다.
김 상무보는 "AI가 STT 기술로 텍스트화한 2만여개 DB를 읽고 대화 패턴과 특정 키워드를 학습했기 때문에 실제 보이스피싱을 정밀하게 구분하는 게 가능하다"며 "방대한 DB를 학습한 AI가 단말기 앱에서 온디바이스 기반으로 작동해 개인정보 보호 이슈에서도 자유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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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AI가 보이스피싱을 대화 문맥으로 탐지하는 수준이지만 올해 상반기 중 딥보이스(AI로 변조한 목소리)까지도 걸러낼 수 있게 서비스 수준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의심스러운 전화가 걸려오면 AI가 기존 보이스피싱 범죄자 목소리의 특징 정보와 유사도를 분석해 위험을 알리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KT는 국과수와 함께 지난해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도 받았다.
김 상무보는 "보이스피싱 수법도 진화해서 최근에는 사람이 일일이 전화하는 게 아니라 딥보이스를 자동으로 생성해 전송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며 "딥보이스에 필터를 걸어 원래 목소리로 복원하면 진짜 사람 목소리인지, 조작한 기계음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기술은 이미 개발이 끝난 상태이고 규제 샌드박스이기 때문에 매주 진행 상황을 정부에 보고하며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의 AI 보이스피싱 탐지·알림서비스는 삼성전자 단말 이용자라면 통신사 구분 없이 누구나 '후후 통화녹음' 앱을 설치해 쓸 수 있다. KT는 딥보이스 탐지 기능까지 연내 서비스를 안정화 시킨 이후 내년에는 애플의 운영체제(OS) iOS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 상무보는 "대화 문맥뿐 아니라 목소리 특징 정보를 이용해 보이스피싱을 탐지하는 서비스를 통신사 중 KT가 가장 먼저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용자 안전과 보호를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