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건설사들이 사주나 최고경영자(CEO)들에게는 수 십억원대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능력평가액 20위 이내 건설사들의 2013년 회계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위내 건설사 등기임원 가운데 작년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61억4700만원을 받은 최창원 전 SK건설 부회장 겸 이사회 의장이었다.
SK건설은 작년 최 전 부회장에게 급여 8억1700만원과 기타 근로소득 1억8000만원을 지급했다. 여기에 최 전 부회장이 작년 10월 사임하자 퇴직금으로 51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최 전 부회장은 작년 초 실적악화와 이에 따른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564억원 규모의 보유주식을 회사에 무상증여 형식으로 출연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임원으로만 14년 재직해 퇴직금이 많았지만 이 역시 회사 증자에 보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최 부회장에 이어 보수를 많이 받은 건설사 등기임원은 52억5200만원의 성과급을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다. 김 회장은 2012년 실적에 대한 성과급(상여금)으로 지난해 한화건설로부터 52억52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김 회장에게는 한화건설에서 2012년 실적에 대한 성과급으로 총 86억6600만원을 지급했지만 2012년 8월16일 법정구속됐기 때문에 이날 이후 분에 해당하는 34억1400만원은 회사로 반납했다는 게 한화그룹 측 설명이다.
이어 전문경영인 가운데서는 퇴직금을 포함해 총 44억7000만원을 받은 정연주 전 삼성물산 부회장의 보수가 가장 많았다. 그는 급여 12억300만원, 상여 4억84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7억3000만원을 받았고 퇴직금으로 10억5300만원을 수령했다.
서종욱 대우건설 전 사장은 작년 근로소득으로 급여 1억8200만원, 상여금 1억1100만원을 받았지만, 5년6개월의 사장 재임 등에 따른 퇴직금으로 22억4100만원의 뭉칫돈을 받았다. 총 수령액은 32억800만원이다.
대우건설은 서 사장 퇴직금 지급 이후 임원 직급이나 재직기간에 따라 가산퇴직금이 과도하게 지급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퇴직금 지급률을 조정한 바 있다.
작년 심각한 실적악화를 겪은 GS건설은 오너인 허창수 회장에게 17억2700만원(급여 15억9500만원, 상여금 1억3200만원)을 지급했다. 작년 6월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허명수 GS건설 사장에게는 급여 5억7900만원, 상여금 5600만원 등 총 6억3500만원을 내줬다.
이밖에도 오너 경영인 가운데는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16억2900만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5억6200만원, 정몽원 한라 대표이사 회장 9억7588만원을 건설계열사로부터 지급받았다.
박정원 두산건설 대표이사 회장과 이웅렬 코오롱회장(코오롱글로벌 비상임등기임원), 윤석민 태영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등도 7억원 안팎의 급여를 받았다.
정연주 전 부회장과 서종욱 전 사장을 제외한 전문경영인 가운데는 삼성엔지니어링 박기석 전 사장이 퇴직금 15억7900만원을 포함해 29억6800만원을 받아 상위권에 올랐다. 이어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 13억9800만원, 정동화 포스코건설 전 부회장 12억3000만원,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10억2600만원 순으로 보수액이 높았다.
| ▲ (자료: 각 사 2013년 사업보고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