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건설사 임원 연봉 상위는 오너 회장님들의 몫이었다. 작년부터 주택사업 비중을 급격히 늘린 대형 건설사 오너들이 주인공이다. 분양경기 호조로 실적이 개선됐다는 명분과 함께 많게는 작년보다 배가 넘게 보수를 받아 챙겼다.
17일 올 상반기 시공능력평가액 20위권 건설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계 등기임원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이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이었다. 허 회장은 GS건설로부터 13억1000만원을 수령했다.
허 회장은 해당 기간 경영실적을 토대로 지급액을 산정하는 GS건설의 '집행임원 인사관리규정'에 따라 이 같은 보수를 '급여'로 받았다. 소득 항목 상 급여로 분류되지만 지급액 산정에는 매출 등 경영 지표가 반영되기 때문에 성과금 성격이 크다.
허 회장은 2013년에 GS건설에서만 17억여원을 받았지만 이듬해에는 무보수 경영을 했다. 당시 터진 해외발 대규모 손실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 하지만 경영 상황이 다소 나아진 작년에는 18억2200만원을 이 회사에서 받아갔다.
허 회장이 GS건설에서 받아간 올해 상반기 보수는 작년 같은 기간 8억3700만원보다 56.5% 많은 것이다. 하지만 GS건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51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 적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에 채 못미치는 0.97%이며, 순이익은 159억원에 그친다.
▲ (2016년 상반기 보수 기준. 자료: 각 사 반기보고서) |
허 회장 다음은 월급여 및 성과금을 포함해 총 11억원을 받아간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었다. 주택분양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작년에 이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이 바탕이다.
정 회장 역시 2013년 15억6200만원의 보수를 현대산업개발로부터 받았지만 2014년에는 과다한 보수에 대한 여론 눈총과 함께 보수를 받지 않기로 했었다. 작년에는 그러나 실적 개선을 이룬 덕에 총 13억5300만원을 받았다.
정 회장은 작년 상반기 월급여로만 5억4100만원을 수령했지만 올해는 성과금을 추가하면서 작년보다 보수를 100% 넘게 늘렸다.
대림산업의 이해욱 부회장은 상반기 중 급여 3억6700만원, 상여 5억2000만원 등 총 8억8700만원을 받았다. 건설업계 3위 수준 보수다. 실적 개선 성과를 따져 지급하는 상여금이 5억원 넘게 책정된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 부회장은 작년 같은 기간에는 수령액이 5억원이 넘지 않아 반기보고서에 내역이 신고되지 않았다. 이를 감안할 때 올 상반기 대림산업으로부터 받은 보수는 전년동기 대비 최소 77.4%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작년 한 해 대림산업에서 받은 보수도 5억원을 넘지 않았다.
올 상반기 일상적 보수로 5억원 이상을 챙긴 전문 경영인은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유일했다. 최 사장은 상반기 삼성물산에서 7억원을 수령했다. 급여 5억9800만원, 상여 9900만원, 기타 근로소득 300만원 등이다. 작년 상반기와 금액이 같다. 이 기간 성과금은 없었다.
지난 2월 퇴임한 황태현 전 포스코건설 사장은 퇴직금을 포함한 보수로 총 5억3400만원을 받았다. 급여로 5700만원, 성과금으로 1억3000만원을 받았고, 퇴직소득으로는 3억47000만원이 주어졌다.
한편 20위권 내 건설사중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금호산업, 두산건설, 계룡건설산업, 한신공영, 태영건설, 코오롱글로벌 등에는 상반기 보수가 5억원을 넘는 등기임원이 없었다. 부영주택과 호반건설의 경우 반기보고서 공시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