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뉴타운이 재개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노량진은 노후 주택이 많고 고시촌·쪽방촌 등이 형성돼 허름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한강이 가깝고 황금라인인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1·9호선) 등이 포함돼 '노른자위 땅'이란 평가를 받는다. 개발 기대감에 일대 주택 시세도 꾸준히 상승세다.
건설사들도 아직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은 일부 구역을 대상으로 사업성을 검토하며 눈치게임을 벌이는 모습이다. 특히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SK건설(시공능력평가액 순) 등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 개발 기대감에…'가격 오르고 매물 거두고'
동작구청에 따르면 8월 1일 기준 노량진재정비촉진사업을 추진 중인 1~8구역 중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곳은 총 5곳(2·4·6·7·8구역)이다. 나머지 5구역은 이달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상태고, 1구역도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위해 준비 중이다.
노량진동과 대방동 일대 73만여㎡ 규모의 노량진뉴타운은 2003년 2차 뉴타운지역으로 지정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지지부진했다가 2009~2010년에야 8개 구역이 지정됐다. 이후에도 토지이해관계 등으로 골머리를 앓다가 2017년 12월에 전 구역의 조합 설립이 완료되면서 움직임이 빨라졌다.
노량진뉴타운은 입지가 뛰어나 개발만 되면 서울 서남권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란 평가가 꾸준히 나온다.
지하철 노량진역을 이용하면 여의도, 광화문, 강남 등 서울 3대 업무지구까지 20분 이내로 갈 수 있고, 한강이 가까워 재개발 시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아파트 단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 호재도 다양하다.
서울대입구역-장승배기역-노량진역-광흥창역-신촌역-새절역 등을 잇는 경전철 서부선이 지난달 민자 적격성을 통과했다. 또 샛강역에서 대방역-보라매역-신림역-서울대 등을 잇는 신림역 경전철도 2022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한강대교 남단의 기존 교량을 이용해 노들섬과 노량진을 잇는 보행자 전용교도 내년 개통 예정이다.
이에 노량진뉴타운 일대 시세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사업 속도가 빠른 6구역 등은 매물도 싹 사라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상도동 '상도파크자이'(2016년 준공)는 지난달 84㎡타입이 최고 14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같은 타입이 최고 12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노량진동 '신동아리버파크'(2001년 준공)도 84㎡가 이달 10억1000만원에 거래돼 1년 전 최고가(7억6500만원)에 비해 3억원 가량 올랐다.
◇ '눈독'들이는 대형건설사들
시공사들의 관심도 노량진으로 쏠리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은 아직 시공사 선정을 하지 않은 1·3·5구역을 대상으로 사업성을 검토하며 벌써부터 입찰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가장 기세가 좋은 곳은 SK건설이다. 이 회사는 2구역, 6구역(GS건설과 공동시공), 7구역을 수주해 노량진뉴타운 내 깃발을 가장 많이 꽂았다. 수주한 구역의 면적만 총 12만2172㎡로 전체 뉴타운 면적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길뉴타운, 수색뉴타운에 이어 다음 타깃이 노량진뉴타운"이라며 "나머지 구역들도 (입찰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곳은 현대건설이다. 이 회사는 최근 4구역의 시공사 입찰에 두 차례 모두 단독으로 참여해 수의계약 직전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4구역은 코로나 때문에 총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조합 대의원회에서 수의계약이 통과됐다"며 "나머지 구역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사업성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구역중 규모가 제일 큰 8구역(5만5743㎡)을 수주한 대림산업도 다른 구역에 대한 수주 참여를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1구역의 경우 뉴타운 전체 면적의 30%를 차지할 만큼 사업장이 커 벌써부터 건설사들이 눈도장을 찍는 분위기다. 일부 조합원에 따르면 1구역의 촉진계획변경안이 심의를 통과했을 때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에서 정기총회장에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노량진역과 가장 가깝고 한강 조망이 가능해 '노른자위'로 꼽히는 3구역엔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노량진은 위치가 좋아서 개발만 되면 제3, 제4의 강남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입지적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노량진재개발은 입지도 좋지만 서울에 정비사업 물량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서 수주전이 다른 때보다 더 치열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