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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청약에 누구나집까지…건설사 "당근이 너무 작아요"

  • 2021.09.09(목) 14:41

공급확대에 민간 건설사 참여 절대적 요인
택지 인센티브보다 '위험요소 크다' 반응

정부가 주택공급을 늘리려고 민간 건설사들에 손을 내밀었다. 사전청약 물량 확대를 위해 민간 사업자(건설사)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분양가확정 공공지원 민간임대인 '누구나집'도 사업자 공모를 시작한다. 

정부 구상대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선 이들 사업에 민간 건설사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정부도 여러가지 당근책을 제시해 사업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선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택지확보 인센티브 등은 중요하지만 이런 인센티브에 비해 위험요소 등 따져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누구나집의 경우 집값 하락에 대한 리스크는 건설사들 몫이라는 점에서 사업참여에 소극적인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는 경우 주택공급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사전청약 땅 준다고? 복잡한 속내

국토교통부는 공공택지 내 민간 시행사업을 사전청약으로 조기 공급하기 위해 택지공급 시 인센티브를 주는 당근책을 마련했다.

앞으로 매각하는 택지는 6개월 내 사전청약을 실시하는 조건으로 공급하고, 이미 매각된 택지를 보유한 건설사가 제도개편 후 6개월 내 사전청약을 실시하면 다른 공공택지 공급 시 우선공급‧가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본청약을 거쳐 실입주까지의 기간 동안 시장 변화에 따라 미분양(사전청약 당첨자 이탈 등)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공공이 분양물량 일부를 매입하는 안전판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올 하반기에만 약 6000가구를 민간분양 사전청약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개선 적용 시점도 민간 사전청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11월로 잡는 등 민간 건설사들의 참여를 통한 사전청약 물량 확대에 기대하는 모습이다.

건설업계 속내는 복잡하다. 특히 수도권 택지지구를 확보해 주택공급 사업으로 성장한 중견 건설사들 입장에선 택지 인센티브는 중요한 요인이다. 수도권 정비사업 시공권 수주 경쟁에선 대형사에 밀리고, 최근 택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까닭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택지 확보가 중요한 건설사들은 사전청약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주택사업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다음 토지 입찰에 인센티브가 주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미 충분한 규모의 택지를 보유했거나 택지 확보 인센티브보다 사전청약의 사업 위험요소가 더 크다고 여기는 건설사들도 있다. 사전청약보다 본청약 시 더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고, 정부가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안전판을 마련했지만 위험 요소를 낮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에 땅만 주면 사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위험요소가 큰 사업에 토지 확보만을 보고 들어가지는 않는다"라며 "당장 토지 확보가 급한 일부 건설사들은 참여를 검토할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 건설사들은 인센티브로 땅을 확보하는 대신 안전한 사업 위주로 펼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누구나집, '집값 하락' 리스크 고스란히 건설사에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제안하고 국토부가 구체화한 누구나집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누구나집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고, 10년 후 분양전환 시 가격이 오를 경우 시세차익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사업 역시 공공지원 민간임대인 만큼 민간 사업자의 참여가 있어야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 

입주자 입장에선 공급되는 입지가 직주근접성이 좋고 정부 공언대로 양질의 주택으로 공급된다면 내 집 마련 기회로 활용하는데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초기에 집값의 10%만 부담하고 10년 동안 안정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고, 10년 후 시장 상황에 따라 분양 받을지 여부를 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는 사업자에게 불리한 구조이기도 하다. 매년 집값 상승률 1.5%를 적용해 확정분양가격을 산정, 내부수익률(IRR) 5%를 보장한다지만 건설사들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손사래 친다.

무엇보다 10년 후 집값이 하락했을 때 발생하는 손실을 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는 게 결정적이다. 정부는 누구나집 사업추진과 임대운영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관리한다는 계획이지만 개발사업 특성 상 집값 하락 시 투자자 손실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명시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기업들은 예측 가능한 사업에 수익성을 충분히 분석한 후 들어가는데, 누구나집은 10년 후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정부가 보장한다는 5% 수익도 현실적인지 모르겠고, 만약 참여하는 건설사가 있다면 공사수익을 남기기 위해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입주자는 위험요소가 없는 반면 건설사들은 분양전환 시 얻을 수 있는 수익도 제한돼있고 분양시점에 집값이 떨어질 경우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며 "10년 동안의 위험요인을 떠안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부채비율이 높거나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사업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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